최민호 세종시장이 '정원박람회', '빛축제' 예산 전액 삭감과 관련해 제안한 공개토론을 임채성 세종시의회 의장이 거부했다.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문제를 놓고 갈등 빚던 양측이 등까지 돌리고 앉는 분위기다.
13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임 의장은 전날 오후 보도자료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시의회 예결특위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심의ㆍ의결한 사항을 존중한다”며 “이에 대해 다시 토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시장의 토론 제안을 거절한 셈이다.
임 의장은 그러면서 “세종시의회는 지방자치법 제47조에 따라 예산을 심의, 확정했으며, 이는 지방의회에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적법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시의회는 10일 세종 빛축제 개최를 위한 문화관광재단 출연금 6억 원과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 출연금 14억5,2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빛축제의 경우 지난해 평가가 부정적이었고, 정원도시박람회는 준비 부족과 재정난 등으로 2026년 정상 개최가 어려워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현정 예결위원장은 “시의회는 시장의 치적을 위해 시민의 눈을 가리고 시민의 안전과 막대한 혈세를 위협하는 무리한 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의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혈세를 지켜야 하는 시의회의 책무"라고 밝힌 바 있다.
예산 전액 삭감에 최 시장은 11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박람회 개최 필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그러나 시의회가 곧장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자 최 시장은 시의회에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박람회 개최의 필요성과 기대효과,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하고 정원관광산업 육성과 박람회에 대한 시의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17명이 초선인 세종시의회는 의석 20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13석을 갖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공개토론을 통해 시의회가 지적한 사업의 실효성과 당위성, 절차와 시기적 합리성 등을 설명하고 추가적인 갈등과 오해를 해소하려고 했지만, 토론이 성사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예산 77억 원을 반영시키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비 예산 77억 원이 확정되지 않아 시비를 세울 수 없다’는 식의 우려를 불식하려 했으나, 그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