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미사일 제조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동원한 지상 작전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미사일 등으로 공습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병력을 직접 보낸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군 정예부대 ‘샬다그’가 지난 8일 시리아 중부 하마주(州) 마시아프 과학연구단지를 급습해 지하 미사일 제조공장을 파괴하고 무기 개발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부대원들은 헬기를 타고 이스라엘 국경에서 200km 떨어진 현장까지 이동했고, 헬기는 착륙하지 않은 채 부대원들만 밧줄을 타고 내려가 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교전이 벌어져 시리아군 18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고 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강습 작전에 앞서 마시아프 연구단지 일대를 공습해 시선을 분산시키고 지원군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인근 도로를 파괴했다. 연구단지에 위치한 러시아통신센터도 공격해 방공망을 무력화시켰다. 강습 작전 동안에는 전투 헬기와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시리아군 접근을 차단했다. 샬다그는 1시간가량 진행된 작전을 통해 중요 장비 및 기밀 서류 등을 확보하고 이란인 2명 이상을 생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괴된 미사일 제조 공장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정밀 중단거리 미사일 및 드론 등을 개발·생산해 온 시설로 전해졌다. 2018년부터 시리아,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함께 건설하기 시작했으며, 이란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액시오스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이스라엘은 ‘딥 레이어’라는 작전명으로 건설 초기부터 해당 지역을 감시해 왔다. 하지만 공습으로는 시설을 파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NYT는 이스라엘이 그간 여러 차례 공습을 통해 해당 시설을 파괴하려 했지만, 요새화된 내부 시설에는 도달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직접 병력을 투입하는 작전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또 가자지구 내 이집트 접경지역인 ‘필라델피회랑’ 아래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파놓은 땅굴 대부분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트지크 코헨 이스라엘군 162사단장은 필라델피회랑에서 취재진과 만나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에 뚫어놓은 터널 203개를 찾았다며 “하마스가 파놓은 땅굴 중 현재 사용 가능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터널 중 이집트로 이어지는 것이 9개 있었지만, 이미 이집트나 하마스가 막아 놓은 것으로 확인됐고 몇 주 내로 땅굴 조사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하마스 라파 여단 4개 대대가 섬멸됐고, 우리는 가자 전체에 대한 작전 통제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시리아 강습 작전이 끝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11개월간 전쟁 끝에) 하마스는 더 이상 군사 조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전략적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에 부정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을 빚고 있는 그는 하마스 지도부의 절반 이상을 사살하는 등 군사적 압력으로 휴전 협상에 필요한 조건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확전이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손에 놀아나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며 휴전 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