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네수엘라 대법원장 등 무더기 제재... "공정 선거 방해"

입력
2024.09.13 09:20
미 재무부, 16명 명단 공개... "시위자 탄압도"

'부정 개표' 의혹이 거셌던 베네수엘라 대선과 관련해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법원장 등을 포함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 핵심 관리들을 무더기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2일(현지시간) 카리슬리아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직원, 검사, 군 장성, 정보기관 요원 등 16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대부분 친(親)마두로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지난 7월 치러진 대선에서 투명한 개표 행정을 방해하거나 이에 반발하는 시위대를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입국이 금지되고 미국 내 보유한 재산 접근도 차단된다.

앞서 로드리게스 대법원장은 "광범위한 개표 부정 논란이 있었다"는 야권의 주장에도, 선관위 개표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감사 결과를 직접 발표하며 마두로 대선 승리를 확인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 산하 유권자등록 관련 업무 부처를 이끄는 로살바 힐 파체코는 선거구 단위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않거나, 전자 투표 시스템에 대한 필수 감사를 하지 않은 채 마두로를 대선 승자로 선언하는 데 관여한 정황이 확인돼 제재 대상에 올랐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압도적 다수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변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16명은 마두로의 불법 사기 승리 주장과 선거 이후 표현의 자유를 잔인하게 막은 데 관여했다"며 "미 행정부는 마두로와 그 측근들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우리의 도구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두로는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해 3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등 상당수 국가는 베네수엘라 야권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의 승리를 확인했다며 베네수엘라에 투명한 개표 결과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이후 곤살레스 후보는 "마두로 정부의 탄압으로 목숨이 위험하다"고 주장하며 최근 스페인으로 전격 망명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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