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 안 오거나 상해서 배송...보상 방법은?

입력
2024.09.15 16:00
소비자원, 항공권·택배 피해 주의보 발령
배송 끝날 때까지 택배 운송장 보관 권고
항공사·여행사 위약금 규정 꼭 확인해야

직장인 김민정(30)씨는 추석 연휴를 맞아 일본 여행을 가기 위해 여행사에서 인천~나리타 왕복 항공권 2장을 37만7,000원에 구매했다. 김씨는 출근 일정이 조정된 탓에 하루 빨리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항공편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결제 다음 날 여행사에 취소 요청을 했는데, 여행사는 ‘추석 특가 표’라는 이유로 수수료로 26만 원을 요구, 김씨에게는 37만7,000원 중 11만7,000원만 돌려줬다.

주부 함미화(56)씨는 작년 추석 선물로 20만 원 상당의 수산물 종합 선물 세트를 사서 택배 배송을 의뢰했다. 하지만 이를 수령한 지인으로부터 "날이 더워서 그런지 전부 상해서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화가 난 함씨는 택배 회사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배상을 거부당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선물을 택배로 보내거나, 해외여행을 가는 여행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관련 소비자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추석 연휴 항공권과 택배에 대해 소비자 피해 주의보를 발령했는데, 박종호 한국소비자원 여행운송팀장에게 소비자가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어봤다.

-택배가 일주일 넘게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로 연락해야 하나.

“우선 택배회사에 연락해 진행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택배 표준약관에 따르면 택배회사가 소비자가 의뢰한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택배회사 스스로 책임이 없다는 걸 증빙하지 않는 이상 귀책사유가 택배회사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택배를 맡긴 날로부터 2일 이내에 도착하게끔 약정이 설정돼 있는데, 인도 예정일 등을 확인한 후 택배회사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추석 선물로 수산물 선물세트를 보냈는데 상해서 도착했다.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운송 중 멸실된 경우 운송장에 기재된 운송물의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손해액을 지급한다. 손해액에 따라 금액이 산정되는 만큼, 운송장에 운송물 금액이 적혀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비싼 물건이라도 물품 가격이 쓰여 있지 않으면 최대 50만 원까지만 보상한다.”

-추석 연휴 시작 전에 도착한다고 했는데, 아직도 안 왔다.

“수령 예정일을 초과한 일수에 운송장에 적힌 운임액의 50%를 곱한 금액만큼 보상받을 수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매했다면 해당 유통업체에, 택배를 직접 보냈다면 택배회사에 연락하면 된다.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운송장에 물품 종류·수량·가격을 정확히 적고, 배송이 끝날 때까지 운송장을 보관하는 게 좋다.”

-‘추석 특가’ 표라는 이유로 여행사가 취소 수수료를 너무 많이 떼 간다.

“이미 결제한 경우라면 어쩔 수 없다. 통상 항공사는 예매 후 24시간 내에는 취소 수수료 없이 환불해주지만, 여행사 취소 수수료는 취소 시점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부과되는 경우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항공권 구매 전 취소 가능 여부와 위약금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고, 항공 일정이 변경될 수 있으니 수시로 정보를 확인하는 게 좋다.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피해 구제,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사건 처리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강제성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비행기가 3시간 30분 연착돼 마지막 차가 끊겨 공항노숙을 해야 했다. 보상받을 수 있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항공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출발이 늦어진 경우, 국제선 기준 2~4시간 사이면 운임의 10%를, 4시간 이상일 경우 20%를 소비자에게 배상해야 한다. 다만 기상 상태, 공항 사정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배상받을 수 없다.”

세종=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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