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정선희가 남편 故 안재환에 대한 이야기와 당시 받았던 상처를 고백했다.
지난 10일 정선희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故 안재환이 떠났던 때를 떠올렸다. 고인은 지난 2008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6세. 당시 정선희는 결혼한 지 10개월 만에 남편을 떠나보내야 했다.
이를 두고 정선희는 "그때 (남편이) 금전적인 문제로 엄청난 우울감을 겪고 있었다. 그런 부분이 갉아먹고 있는 줄 몰랐다. 일이 너무 바빴다"며 "그런데 결혼 10개월 후에 극단적 선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실감이 안났다. 첫 번째는 현실 부정이다. 말도 안 돼. 실종신고 안한 것도 당연히 올 줄 알았다. 돈이 마련되지 않아서 불화가 있었고 '내가 돈이 있어도 안 빌려줬다고 오해한 건가? 나한테 이렇게 복수하나?' 유치한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남편이 사라진 후에도 실종 신고를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연예인의 이미지 타격 때문에 하지 않았다. '남편이 사업하니 숨겨줘야 해, 들어오면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가벼운 마음 뿐이었다"라고 말하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이어 "이런 모습으로 돌아올 거란 상상도 못했다. 죄책감이 들었다. 내 모든 행동에 대한 복기가 시작됐다. 어디부터 잘못 돼 이런 선택을 했을까. 결혼 10개월차면 한창 사랑할 때였다. 보고 싶다는 마음과 슬픔이 엉키는 와중에 대중이 십자가에 못 박을 대상을 찾았고 그게 저였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정선희는 고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여러 루머에 휩싸여야 했다. 그는 "둘이 같이 납치됐는데 저만 돈 주고 풀려난 거라는 유언비어가 기사로 나갔다. 지금보다 상도가 없었고 아비규환이었다. 사정을 아는 사람도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거 같고, 참고인 조사가 아니라 가해자 취급 당하는 느낌으로 하지 않아도 될 경험을 했다"고 토로했다.
경찰 조사를 받았을 때도 압박을 느꼈다고 전한 정선희는 "슬퍼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했다. 내 유가족의 권리조차 없었고 그 사람의 가족에게 뭔가를 해명해야 했다"라면서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