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의료 공백 악화 우려에 세간에서는 "아프지 말자"는 뼈 있는 농담이 명절 인사말로 오간다. 의료 공백이 아니더라도 가족과 함께 건강한 추석을 보내야겠지만 만약 갑자기 아프다면 불안해하지 말고 '응급' 두 글자를 떠올리면 된다. 포털사이트 검색 한 번으로 추석 연휴에 문을 여는 당직 병의원을 찾을 수 있다. 전국 거의 모든 응급실도 정상 운영되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증상이 가벼운 편이라면 가급적 응급실 병상은 중증·응급환자에게 양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18일까지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환자를 돌보는 의료기관은 매일 3,000곳이 넘는다. 연휴 첫날에는 전국적으로 2만7,766곳이 문을 열고, 15일에는 3,009곳, 16일에는 3,254곳이 정상 진료를 한다. 추석 당일인 17일에도 병의원 1,785곳이 환자를 위해 헌신한다. 올해 설 당일(1,622곳)과 비교하면 160곳 넘게 늘었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의료기관 3,840곳이 파수꾼 역할을 맡는다.
전국 409개 응급실 가운데 2곳(건국대충주병원·명주병원)을 제외한 407곳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24시간 문을 연다. 의사가 부족해 응급실을 단축 운영했던 세종충남대병원과 강원대병원도 추석 연휴에는 쉬지 않고 진료를 한다. 정부는 44개 권역응급의료센터 외에도 지역응급의료센터 중 진료 역량이 뛰어난 15곳을 거점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했다.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1, 2등급(심정지, 무호흡, 뇌출혈 등)에 해당하는 중증·응급환자가 최우선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KTAS 1, 2등급 환자만 치료하는 전담 응급실도 29곳 운영된다.
응급실이 집에서 가깝더라도 경증 비응급 환자는 가급적 당직 병의원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코로나19 환자도 지역 발열클리닉을 방문해야 응급실 과밀화를 막아 위중한 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동네 병의원에서 진찰한 결과 중증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큰 병원으로 이송 가능하다.
물론 환자 입장에서는 경증인지 중증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조금이라도 중증으로 생각된다거나 증상의 중증도가 헷갈린다면 119에 전화해서 안내에 따르면 된다. 중증이 의심되면 119가 적합한 병원으로 이송한다.
추석 연휴 기간 비대면 진료도 가능하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250개 의료기관이 온라인으로 비대면 진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진료과목은 감기·몸살, 비염, 알레르기 등 경증환자가 주로 이용하는 내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등이고,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30여 곳도 비대면 진료에 참여한다.
추석 연휴에 문 여는 의료기관 정보는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응급'을 검색하면 응급의료포털로 쉽게 연결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지도 페이지에서도 명절 기간 이용 가능한 의료기관 정보를 제공한다.
'응급의료정보제공' 앱을 미리 설치해 두면 더 좋다. 앱은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에 있는 당직 병원과 약국을 지도로 보여준다. 야간 진료기관 정보, 자동심장충격기(AED) 위치 정보, 응급처치 요령 등 응급 상황에 유용한 정보도 많다.
그 외 보건복지콜센터(129), 구급상황관리센터(119), 시도콜센터(120) 등에 전화해도 가까운 의료기관을 안내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응급의료 행동 요령에 따라 협조해 준다면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한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다"며 "정부는 응급의료 및 비상진료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의료기관과 소통을 강화해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