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가수의 돌발 행동으로 인한 오페라 ‘토스카’ 공연 파행 사태가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내한 공연 중 상대 배우의 앙코르에 항의하며 무대에 난입한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는 소속사를 통해 즉흥 앙코르를 하지 않기로 한 사전 협의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연 주최 측인 세종문화회관은 "소프라노의 희망 사항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연을 방해한 것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12일 오페라 전문 매체 오페라와이어에 따르면 게오르기우의 소속사 인터무지카는 "지휘자 및 '토스카' 제작진과 공연 중 누구도 앙코르를 하지 않기로 사전에 협의하고 확정했다"며 "게오르기우는 극에서 벗어난 앙코르가 오페라의 서사 흐름을 방해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이 같은 협의에도 2막 공연 당시 지휘자는 게오르기우에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앙코르를 제안했고 게오르기우는 완전한 퍼포먼스를 위해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테너가 부른 3막의 아리아에서 이 뜻은 존중되지 않았다"며 "이 문제에 강한 신념을 가진 게오르기우는 이를 개인적인 모욕으로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세종문화회관 측은 "계약서상에 앙코르 관련 사항은 없다"면서 "소프라노가 개인 매니저를 통해 본인을 포함해 전 출연자의 앙코르가 없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통역 담당자에게 문자로 전달한 사실은 있으나 이를 합의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 사안의 본질은 왜 앙코르를 했는가가 아니라 게오르기우가 오페라 3막에서 공연 진행을 방해함으로써 관객의 공연 관람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사실"이라며 "라이브 공연에서 열렬한 요청에 따라 지휘자와 성악가가 관객과 함께 결정한 앙코르에 대해 소프라노의 희망 사항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연 방해를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게오르기우는 지난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 3막에서 테너 김재형이 '별은 빛나건만' 앙코르곡을 부르자 무대 한쪽에 나타나 불만을 표했다. 지휘자 지중배에게 다가간 그는 음악을 중단시킨 뒤 "이것은 리사이틀이 아니다. 나를 존중하라"고 말해 공연 흐름을 끊었다. 이후 커튼콜 때 일부 관객이 야유를 보내자 인사도 없이 퇴장했고, 세종문화회관은 게오르기우 측에 관객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소프라노 측 매니지먼트사에 한국 관객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 상태로 매니지먼트사와 관련 상황에 대한 상호 확인과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