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창간 이래 한국일보는 좁게는 독자, 넓게는 대한민국 시민의 행복에 주목했다. 2009년 신년 기획 ‘행복하게 사는 법’ 시리즈로 한국인의 행복지수를 측정한 게 대표적인데, 그런 흐름이 재창간 이후 더 정교하게 이어졌다. 2016년 신년 기획으로 진행된 ‘저성장 시대, 한국인의 행복 리포트’였다.
7회에 걸쳐 연재된 ‘저성장 시대, 한국인의 행복리포트’ 시리즈는 그 이전까지 국내에 한정됐던 취재 범위를 넘어 시야를 전 세계로 확대했다. 국제 비교 여론조사와 동아시아 3국을 포함한 다국적 빅 데이터 분석, 세계 기구의 행복지수를 통한 진단 및 석학 인터뷰 등 한국인의 행복을 다각적으로 조명했다.
행복수준에 대한 설문조사는 코리아리서치, 글로벌 온라인 조사기관인 신트(Cint)에 의뢰, 2015년 12월 11~18일까지 한국 일본 덴마크 브라질 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분석 결과 예상은 됐지만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경제적 성취에 몰두하는 동안 한국인 10명 중 5명 이상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 일본, 덴마크, 브라질 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인은 46.8%만 행복하다고 답했다. 반면 일본과 브라질, 덴마크 시민들은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비율로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제305회(2016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이 기획은 국내외 저명한 행복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독자들이 공감하는 행복 증진방안도 제시했다. 유엔의 행복지수 측정을 주도한 존 헬리웰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대 교수는 워싱턴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에게 “서로 어울려 소통(Connection)하고, 신뢰(Trust)를 쌓으라”고 당부했다. 국내 학자 4명(유정식 연세대 교수, 이재열 서울대 교수, 허태균 고려대 교수,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의 혜안도 소개됐다. 특히 이재열 교수는 “우리는 아는 사람만 확실히 챙기고, 모르는 사람을 배척하는 게 큰 문제다. 사회적 신뢰의 지름이라고 하는데 선진국은 사회적 관계와 배려에서 얕고 넓다. 우리는 그 지름이 굉장히 좁고 깊다. 사회적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그 지름을 넓히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