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나은이 열심히 정진하는 중이다. 영화 '가문의 귀환', 드라마 '대풍수'로 연기를 시작한 손나은은 매년 한 작품 이상 선보이며 꾸준히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시청자들의 연기력 지적까지 모두 수용하는 손나은에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최근 손나은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JTBC '가족X멜로'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11년 전에 내다버린 아빠가 우리집 건물주로 컴백하면서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 드라마다. 손나은은 극중 가족과 회사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열혈 캐릭터 변미래 역으로 분했다.
먼저 손나은은 근황에 대해 "쉬고 있다. 처음엔 너무 떨렸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이제는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작 '대행사'에서 감정을 숨기지 않는 재벌 2세의 캐릭터를 만났다면 이번에는 전혀 반대의 캐릭터를 선보였다. 손나은은 "전작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이 작품을 선택할 때도 그런 이유였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미래 같은 꾸밈없고 털털한,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과감한 변신을 선보인 후 보다 생활 연기에 초점을 맞춘 연기를 보여주고자 했던 니즈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전작인 '무자식 상팔자' '인간실격' '고스트 닥터' 등을 거치며 손나은에겐 새로운 욕심이 생겼다.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또 이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은 마음이다. '대행사'를 마친 후 만난 '가족X멜로' 대본은 손나은에게 좋은 기회였다. 메가폰을 잡은 김다예 감독은 손나은에게 '미래가 보인다'라는 말을 건넸고 손나은은 자신감을 갖고 작품에 임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손나은은 인물에 이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 역시 가족들과 살고 있는 K-장녀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미래가 가족들과 나누는 대화나 갈등에 공감하면서 자신만의 미래를 완성했다.
이처럼 손나은은 인간적으로, 또 연기자의 입장으로 감정을 켜켜이 쌓았다. 엄마를 책임지고 가족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살았던 미래가 집에서 내쫓기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심을 거듭하기도 했다. 또 폭 넓은 가족의 마음을 느끼고자 대본상에서 캐릭터나 감정선에 있어서 궁금한 점을 해소했다. 자신의 강점 중 하나라는 암기력을 적극 발휘하기도 했다는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손나은은 자신의 대사 뿐만 아니라 대본 속 상대방의 대사까지 모두 외우며 현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거쳤다.
스스로 짚은 캐릭터와 인간 손나은 간의 싱크로율은 '반반'이다. "저와 미래는 다른 것 같다고 느꼈지만 닮았어요. 둘 다 10년 넘게 일을 했기 때문에 근성이나 끈기, 책임감이 강한 모습이 같고 또 생각이 많죠. 다만 미래는 추진력이 강한 행동파, 저는 스스로 마음을 먹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가장 많은 임팩트를 남겼던 모녀의 케미, 김지수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에 "선배님과 촬영 전부터 자주 만나며 가까워졌다. 현장에서 되게 편했고 엄마 같았다. 눈만 마주쳐도 짠했다"라면서 "선배님이 이 작품에 애정이 정말 많으셨다. 연기에 열정적이다. 작품 이야기를 할 때도 본인 캐릭터 말고도 미래 무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 오셨다. 초반 캐릭터 분석할 때 도움이 됐다"라고 회상했다. 아울러 러브라인으로 만난 최민호에 대해선 "보이는 그대로다. 너무 솔직하고 성격이 좋다. 열정의 아이콘처럼 '으쌰으쌰' 했다"라고 언급했다.
손나은을 향한 대중의 날카로운 비판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일부 시청자들은 손나은의 연기력이 아직까지 주연을 맡기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손나은은 이를 두고 "다양한 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 어떤 반응이든 관심을 주시니 감사하다. 좋은 반응이든 쓴소리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려고 한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다짐을 한다"라고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에이핑크도 화두에 올랐다. 2011년 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한 손나은은 2022년 탈퇴,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는 중이다. 손나은은 "억울하거나 해소하고 싶은 것은 없다. 10주년 앨범이었는데 뮤직비디오나 앨범 촬영을 했지만 일정상 활동을 하지 못했다. 멤버들, 팬들에게 미안하고 아쉬움이 컸다. 워낙 10대, 20대를 했던 팀이기에 아직도 소중하고 예쁜 기억이다. 앞으로도. 진심으로 다른 멤버들을 응원을 하고 있다. 지금 제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고백했다.
멤버 정은지의 경우 드라마와 음악 활동을 병행하는 중이다. 그는 "저는 끝까지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안 되는 경우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지금은 저도 하나의 팬이다. 멤버들 하는 것을 다 지켜보고 있다. 은지 언니 작품이 너무 잘됐고 배턴을 받았다는 것이 너무나 기분 좋은 일이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예요. 제가 너무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어서 지나간 일을 후회하기도 하고 미련도 남고 그렇지만 부질없다고 생각해요. 지금이 가장 중요하니까. 예전엔 조급한 경향이 없지 않았는데 이제는 내 페이스대로 가려고 합니다. 지금 주어진 것을 충실히 하다 보면 더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