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매업자 5명 중 1명 폐업…신규 창업 대비 폐업 비율 80% 육박

입력
2024.09.12 11:55
19면
소매업·음식업 폐업률 각 20.8%, 19.4%
폐업률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
제일 많이 증가한 곳은 제주


지난해 소매업‧음식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 5명 중 1명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보다 높은 수치다. 계속된 경기 부진이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도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세청에서 받은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현황’ 보고서를 보면, 대표적 자영업인 소매업과 음식업의 지난해 폐업률은 20.2%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소매업 20.8%, 음식업이 19.4%로, 소매업 폐업률은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음식업 폐업률도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2019년(22.0%) 이후 최고치다.

소비침체가 이어진 탓에 지난해 창업한 전체 개인사업자(115만 명)는 전년(121만 명)보다 6만 명 줄었다. 반면 폐업을 신고한 개인사업자는 같은 기간(80만 명→91만 명) 11만 명 늘었다. 그 결과 전체 사업자에서 폐업자가 차지하는 폐업률(10.8%)은 상승 전환했다. 폐업률은 2016년(14.2%) 이후 계속 감소해 2022년엔 10.0%를 기록했었다.

지난해 신규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은 79.4%였다. 가게 10곳이 새로 문을 여는 동안 기존에 영업하던 8곳이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2013년(86.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2022년(66.2%)보다 13.2%포인트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고금리, 고물가가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전국에서 지난해 폐업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12.1%)이었고 광주(11.8%)와 울산(11.7%), 대전(11.6%)이 뒤를 이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폐업률이 가장 많이 뛴 지역은 제주(10.2%‧1.6%포인트 증가)였다.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제주 지역 관광 수요가 줄면서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고물가와 저성장, 내수침체의 3중고가 자영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며 “자영업자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 내수를 살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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