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미국·영국 양국 외교수장이 서방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게 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측 요청을 두고 "긴급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키이우에서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블링컨 장관과 래미 장관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비하 장관은 "러시아의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에 대한 미국 및 영국의 무기 사용 제한을 해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방 미사일 러 본토 타격'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긴급하게 검토하겠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13일 워싱턴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만날 때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블링컨 장관 발언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 변화 흐름을 반영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해석했다. 당초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면서도 확전 우려 탓에 러시아 본토 타격에는 제한을 뒀다. 그러나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세가 악화되자 국경 지역에 한해 미국 미사일 발포를 일부 허용했다. 다만 러시아 본토 내부 군사 목표물 타격은 여전히 금지했는데, 이를 다소 완화하겠다는 신호를 이날 블링컨 장관이 밝힌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전날 백악관에서 미사일 제한 해제 관련 질문을 받고 "현재 그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답변하며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래미 장관 역시 이날 영국 미사일 관련 제약을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래미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영국 장거리 미사일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할지 결정하는 논의가 "앞으로 몇 주 동안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