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가 10일(현지시간) ‘확고한 저항’이라는 표현을 담은 메시지를 냈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약 11개월 만의 첫 공개 발언이자, 올해 7월 말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스마일 하니예 전 하마스 정치국장의 뒤를 이어 공식적인 ‘하마스 1인자’에 오른 뒤 처음으로 표명한 입장이었다.
11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와이넷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전날 밤 성명을 통해 신와르가 최근 재선에 성공한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압델마드지드 테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신와르가 팔레스타인 인민의 영웅적 전쟁과 ‘알아크사 홍수’(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작전의 용맹하고 확고한 저항 속에서 메시지를 발신했다”며 “신와르는 나치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서안과 예루살렘 및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강조했다.
신와르의 대외적 언급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3주 후인 지난해 10월 28일 성명 발표 이후 처음이다. 당시 그는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을 맞교환하자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주목할 대목은 이 같은 메시지의 공개 시점이다. 공교롭게도 바로 직전, 이스라엘이 신와르에게 ‘인질 석방 시 안전한 가자지구 탈출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정부의 인질 대응 조정 업무 책임자인 갈 히르슈는 이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신와르와 그의 가족, 그리고 그와 함께하기를 원하는 모두에게 안전한 통행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들의 석방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개전 후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한 신와르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파 놓은 땅굴에 은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