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급 3억 포기하고 한국행' 제시 린가드, 직접 밝힌 이유

입력
2024.09.11 23:50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해 솔직한 이야기 전한 축구선수 린가드

축구선수 제시 린가드가 주급 3억을 포기하고 한국행을 택한 이유를 고백했다.

1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K리그 FC서울의 주장 린가드가 출연했다. 린가드는 13년간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했으며, 주급 3억원을 받던 스타 플레이어다. 그런데 올해 2월 8일 FC서울에 입단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뛸 때 아시아 투어를 갔는데 팬들이 정말 많았고 아시아에 팬들이 많단 건 알았지만 실제로 와서 살아보니 인기를 실감하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린가드는 한국에 온 이유에 대해 "축구에서도 인생에서도 모든 것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은 신의 계획이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맨유 아카데미부터 시작해서 1군에 들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한 계단씩 최고의 자리까지 가는 게 어렵지 않나. 저한테 그동안 힘든 일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어린 시절 축구를 시작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시절을 거쳐 2011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린가드는 "기성용이 있던 스완지 시티와 겨룬 데뷔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6개월 동안 재활을 해야 했다. 내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정상에 왔다고 생각했는데 20분 만에 부상을 당했다. 재활을 마치고 다른 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또 다른 선택의 순간이 왔다. 예전처럼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고 의미없이 머물러 있긴 싫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FC서울에서 나를 보러 영국 맨체스터까지 왔었다. 처음엔 좀 이상했는데 생각해 보니 나를 정말 신경 써준다는 걸 알았다. 바쁜 일정 속에 나를 보러온 게 내가 한국에 오게 된 큰 이유 중 하나였다. 납득할 만한 결정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저 축구에 집중하고 싶었고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시 린가드는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그게 여기 온 이유다. 인정받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서. 물론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게 힘들지만 팀이 내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니까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고백했다.

유수경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