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승리'로 평가받은 미국 대선 TV 토론 결과를 받아든 미 양당 반응은 엇갈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올해 11월 대선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 인사들은 “토론을 한 번 더 하자”며 한껏 웃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은 “토론 사회자가 편파적이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미 ABC방송 주최로 열린 해리스·트럼프 첫 대선 TV 토론 직후 성명을 내고 트럼프 측에 ‘2차 TV 토론’을 제안했다.
민주당 제안은 이날 TV 토론에서 해리스가 이겼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두 후보는 이날 토론을 마지막으로 11월 5일 대선 투표일을 맞을 전망이었는데, 한 차례 더 맞붙자고 제안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날 해리스 토론 역량을 감안하면 다음 토론에서도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해리스가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였다”며 다음 달 트럼프와 2차 TV 토론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공화당은 신중한 기색이다. 대놓고 ‘트럼프가 졌다’고 평가하지는 않지만 추가 토론에서 또다시 밀릴 경우 대선 판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해리스는) 오늘 토론에서 심하게 졌기 때문에 두 번째 토론을 원하는 것이다. 왜 또 토론을 해야 하냐”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측 추가 토론 제안을 '패자의 재대결 요구'로 규정했지만, 그간 트럼프가 토론 다수 개최에 적극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수세적 태도 변화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다.
‘토론 주관 ABC 소속 사회자가 편파적이었다’는 주장도 공화당 쪽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ABC 앵커 린지 데이비스와 데이비드 뮤어가 토론을 해리스에 유리하게 이끌었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들은 트럼프 발언 직후 사실 관계를 정정하거나 질문 요점에 명확히 답하도록 추궁했는데, 이를 두고 트럼프는 “3 대 1(해리스 데이비스 뮤어 대 트럼프) 토론이었다”고 비꼬았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편파성 논란과 관계 없이 ‘해리스 승리’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여론조사업체 SSRS와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 토론을 시청한 미국 등록 유권자 605명 중 63%가 ‘해리스가 더 잘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승리’ 응답률은 37%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도 “일부 공화당원들은 트럼프의 향후 성적에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