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미국 우선주의 재확인한 해리스-트럼프 대선 토론

입력
2024.09.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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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이 열렸다.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만난 두 사람이 처음으로 격돌한 분야는 경제였다. 해리스 후보는 자신을 “미국 중산층과 노동자를 실제로 도울 계획을 갖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물가가 더 높아지는 건 중국 등 수년간 우리에게서 훔쳐간 나라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 모두 미국과 미국인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안보 분야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된 것도 주목된다. 트럼프 후보는 “3년 전엔 중국, 북한, 러시아가 나를 두려워했다”며 현 정부는 나약하다고 공격했다. 이에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한 것은 유명하고 이런 독재자들이 트럼프 당선을 응원하는 건 아첨으로 조종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이 유럽 방위비로 1,000억 달러나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요구할 태세다.

대선 후보 TV 토론의 첫 주제가 경제 문제였다는 건 그만큼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다는 얘기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더 심해질 게 분명하다. 최근 1년간 미국의 신규 수입 규제는 107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해리스는 이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아예 10% 보편 관세와 60~200% 대중 관세까지 공약으로 내걸었다. 우리 수출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저가 중국산이 전 세계로 쏟아질 경우의 악영향도 우려된다. 바이든 정부의 보조금과 지원금을 염두에 둔 우리 반도체·배터리 기업의 투자 계획도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외교·안보 분야도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목표와 한미 확장억제 공약 등이 송두리째 흔들리며 격동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떤 상황에도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시나리오별 대비책을 면밀하게 강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