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경복대학교가 디지털 선도대학 간판을 내걸고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경복대는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팹리스)와 인공지능(AI) 첨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클라우드 밸리)가 구축되는 남양주 왕숙지구와 인접해 있다. 이 학교는 미래성장산업을 이끌 디지털트윈연구원을 설립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기반의 기술석사과정을 신설, 전문 인재 양성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경복대는 2019년 전국 대학 최초로 AI 면접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대학'을 선도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복대가 지난 6월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 개설한 기술석사과정은 시각디자인학과 내 ‘AI기반 XR(확장현실) 시뮬레이션 콘텐츠’ 과정이다. 전문기술석사과정은 전문학사과정에 현장 직무중심 전공심화과정을 더해 고숙련 전문기술석사를 양성하는 원스톱 교육 과정으로, 석사학위와 동등한 학위로 인정받는다. AI기반 XR시뮬레이션 콘텐츠 과정은 2025학년도 1학기부터 운영되는데 정원은 15명으로 오는 11월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경기도의 첨단 콘텐츠 인재 30만 명 육성 비전 등 정부와 지자체의 디지털 인재양성 정책에 발맞춰 AI 기반 XR 시뮬레이션 콘텐츠 과정을 개설한 경복대는 이 과정을 통해 ‘디지털 핵심 인재 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교육은 디지털과 콘텐츠 분야 핵심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교내 창조관 4층에 최신의 실감 기술과 AI를 결합해 XR 시뮬레이션 콘텐츠 시연이 가능한 올인원 프로세스 실습실을 구축한다. 기존의 전략 및 첨단 학과 수업 공간으로 쓰던 △미디어아트센터 △웹모션랩 △AR·VR 콘텐츠 테스트랩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3D 프린팅 센터 등도 교육 및 실습 공간으로 제공한다. 경복대의 6개 특성화 전략 분야(6T)인 △정보통신(IC) △바이오(BT) △나노(NT) △항공(ST) △환경(ET) 등과도 연계해 교육을 진행한다. 이들 분야는 경기도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 매칭을 통해 선정한 미래성장산업이다.
경복대는 8,400여 개 산업체와 산학협력을 통해 현장 직무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현장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산학 협력 플랫폼도 가동하고, 지역 기반의 산업체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장 실무 전문가를 직접 교육에 참여시킬 방침이다.
성기혁 경복대 전문기술석사성공지원센터장은 “첨단산업현장과 연계해 교육을 이수한 후엔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을 만큼의 고숙련 인력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복대는 이달 창조관 3층에 디지털트윈연구원 문을 열었다. 대학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전지용 총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디지털 트윈이란 물리적인 객체, 시스템 등을 가상세계에서 동일하게 복제한 디지털 모델로, 실제 객체의 상태, 동작, 환경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시뮬레이션, 모니터링, 분석에 활용되는 기술이다.
경복대는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첨단산업분야의 교육과 기술 개발, 응용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주 연구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AR·VR(가상·증강현실)·XR △AI △빅데이터 등 미래 전략산업 분야다.
최신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디지털트윈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산학연(지역·산업·학계·연구원) 협력 체계를 구축, 실용적인 연구도 수행할 방침이다. 기존의 실습공간인 △창의IT센터 △VR·AR 콘텐츠 테스트랩 △미래공간융합디자인센터 등도 활용해 디지털트윈기술의 실용화 작업도 진행한다.
디지털트윈연구원장 겸 소프트웨어융합과 신효영 교수는 “디지털트윈연구원은 지속적인 연구와 혁신을 통해 디지털트윈기술의 발전을 선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AI 기술 시대를 맞은 경복대의 다양한 시도는 이미 주목을 끌고 있다. 2019년 전국 대학 중 최초로 신입생 선발 과정에 AI면접을 도입해 관심을 끌었고 현재는 전체 모집단위에서 AI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AI 면접은 AI에 걸맞은 인재를 뽑는 게 아니라 AI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또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2월 13일까지 남양주캠퍼스에서 남양주시와 공동으로 AI기반 소프트웨어 교육 일환으로 ‘경복대(KBU) ChatGPT Festival 및 경진대회 시상식’을 열어 최신의 디지털 산업 동향을 공유했다. 경복대(KBU) ChatGPT 생성형 AI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교육부의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대 흐름에 발맞춘 대응에 경복대는 각종 대학 평가 지표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교육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경복대는 2017~2022년 6년 연속 수도권대학(졸업생 2,000명 이상) 중 취업률 1위, 3년 연속 전국 취업률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교육부 산학협력사업 링크3.0 사업에도 선정됐다.
특히 5년 연속(2019~2023년)으로 교육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에 선정되는 등 유학생 유치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75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4차 산업혁명 융복합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과감하게 학과 개편에도 나섰다. 2025학년도 1학기부터 시각디자인학과, 영상미디어콘텐츠학과, 공간디자인학과 전공을 포함한 ‘디자인융합자유전공학과’를 신설한다. 준오헤어디자인과, 약손피부미용과정 등을 합친 ‘뷰티자유전공학과'도 개설됐다. 27개 학과에 108개의 실습공간을 운영하며 현장형 인재 양성에 힘쏟고 있는 경복대는 지난 1월엔 637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기숙사(숭례원)도 완공했다.
전 총장은 "인공지능 4차 산업 시대에 ‘협업과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공동체 리더’ 육성에 온 힘을 쏟겠다"며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여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과 교육 분석 플랫폼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복대는 2025학년도 입시 일정으로 지난 9일부터 10월 2일까지 수시 1차 모집에 들어갔다. 수시 2차 모집은 11월 8일부터 11월 22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