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국방장관 '불출석' 도장 찍어준 박찬대 "늦게라도 기다리겠다"

입력
2024.09.10 16:30
'양해 확인서' 도장 찍어준 건 '실무진 착오'
본회의 개의시간 오후 2시→7시로 미뤄

1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조태열 외교부·김용현 국방부 장관 불참 논란이 번지면서 야당은 "국회를 무시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두 장관이 국제회의 일정 때문에 사전 양해를 구했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를 승인해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부처와 여당은 "민주당이 돌변했다"고 맞섰다.

두 장관의 불출석 사실이 전날 밤부터 알려지면서 이날 오전부터 야당의 거센 공세가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중대하고 특별한 사유 없이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하는 것은 국회와 헌법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열리는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 고위급 회의)’ 참석차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한다고 국회에 밝혔다. 그리고 이들이 본회의 불출석을 위해 교섭단체 원내대표에게 정식으로 승인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원내대표 입장이 난처해졌다.

국민의힘과 해당 부처에 따르면, 조 장관의 경우 지난 3일 민주당 원내대표 직인이 찍힌 불출석 양해확인서를 전달받았고, 김 장관 역시 전날 민주당 원내대표 직인이 찍힌 불출석 양해확인서를 수령했다. 박 원내대표 직인이 찍힌 양해확인서 사진까지 돌자, 민주당은 실무자의 '행정 착오'라고 해명했다.

박 원내대표도 직접 수습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제 행사고, 외교부와 국방부 장관의 역할이라면 기다리겠다"며 "오후 9시까지라도 올 수 있으면, 질문 자체를 보이콧하겠다는 게 아니라면 (대정부질문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양해를 구해 당초 오후 2시였던 본회의 시간을 저녁 7시로 미뤘다. 조 장관은 오후 7시부터, 만찬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김 장관은 오후 9시부터 출석하기로 했다.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