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 주식투자자 중 1인당 1억 원어치 이상 상장주식을 보유한 초중고생 2,900여 명이 가진 1인당 주식 평가액이 평균 4억5,000만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억 원 미만 주식 자산을 가진 학생 1인당 평균 주식 평가액(550만 원)의 82배에 달해, 이 연령대가 주식 자산 '부의 양극화'가 제일 크게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9일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초·중·고등학생 세대인 8~19세 내국인 주식 보유자는 지난해 말 기준 58만1,257명으로 총 4조5,321억 원어치의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 주식을 소유했다. 그중 1억 원 넘게 보유한 2,921명은 1인당 4억5,293만 원어치를 갖고 있었다. 반면 1억 원 미만의 상장 주식을 가진 학생 14만4,584명은 1인당 555만 원어치를 보유했다. 보유 금액 1억 원 기준으로 나눈 1인당 주식 자산 격차는 81.6배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컸다.
국내 상장 주식 투자자 간 자산 격차가 두 번째로 큰 연령대는 20대였다. 1억 원 초과 보유자 1만3,493명이 1인당 3억5,120만 원씩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1억 원 미만 보유자 1인당 주식 자산(528만 원)보다 66.4배 많았다.
8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주식 자산 격차도 상당했다. 이들 '영유아 동학개미'는 18만471명으로 총 1조805억 원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1억 원 초과 소유자 508명은 1인당 2억9,544만 원어치 국내 주식을 가졌다. 1억 원 미만의 주식을 소유한 영·유아 17만9,963명은 1인당 517만 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자산 격차는 약 57.1배로 집계됐다.
상장 주식 보유자 전체를 놓고 따져 봐도 자산 격차 배수는 두 자릿수를 넘겼다. 약 107만 명이 1인당 5억4,337만 원어치 주식을 소유해, 나머지 1,293만 명의 1인당 주식 보유금액 1,277만 원의 43배에 달했다.
민주당 정책위 상임 부의장인 안 의원은 "주식 자산 양극화가 심한 만큼 금융투자소득 관련 세제가 미비한 현 상황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놓고 조세저항이 심한 만큼, 국내 증시 대규모 이탈 등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바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주식을 팔아 5,000만 원 이상 소득이 생기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내자는 것이 금융투자소득세"라면서 국민 다수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에 금투세 폐지 관련 토론을 요청했다. 한 대표는 "(금투세가) 자꾸 (상위) 1% 부자를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왜 99%가 이렇게까지 강하게 민주당을 성토하는지 생각해보라"며 "이 자리를 빌려 민주당에 금투세 토론을 제안한다. 언제든 어느 장소든 어떤 방식이든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