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등 먹거리를 만드는 풀무원이 김치냉장고를 새로 내놓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이 주름잡는 가전 시장에서 풀무원은 에어프라이어 등 가전 제품을 틈틈이 출시하고 있다. 풀무원과 반대로 식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가전 회사도 적지 않다. 기존 주력 제품과 DNA가 다른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이 기업들 평가다.
풀무원은 9일 '풀무원 김치냉장고'를 출시하고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오프라인 매장, 네이버·풀무원 공식몰 등 온라인 몰에서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김치냉장고를 풀무원만의 발효과학으로 구현한 '톡톡김치' 제조 비법을 바탕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 김치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김치냉장고라는 얘기다.
식품회사인 풀무원이 가전 제품을 선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풀무원은 2021년 6월 '스팀쿡 플러스 에어프라이어', 올해 1월 '스팀쿡 마스터 듀얼스팀 오븐' 등을 내놓으면서 가전 부문으로 사업을 본격 확장했다. 에어프라이어, 오븐 제품은 '풀무원 자동 메뉴 모드'를 담고 있다. 버튼만 누르면 풀무원 가정 간편식(HMR) 제품인 얇은피꽉찬속 만두, 노엣지 피자 등을 최상의 맛으로 조리해 주는 기능이다.
풀무원과 거꾸로 가전 회사가 식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착즙기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휴롬은 채소·과일 500g을 한 팩에 담은 '휴롬 주스 키트'를 6월에 출시했다. 세척, 손질을 마친 채소·과일을 착즙기에 넣기만 하면 간편하게 건강 주스로 갈아 마실 수 있다.
전기밥솥으로 유명한 쿠첸은 국내 양곡 유통업체인 농협양곡과 함께 개발한 '121건강잡곡'을 판매 중이다. 활력잡곡, 슬림잡곡, 튼튼잡곡 등으로 구성된 이 상품은 쿠첸 밥맛연구소의 밥 소믈리에가 쌀과 잡곡을 적정 비율로 배합했다. 쿠첸은 121건강잡곡의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밥솥 제품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121은 쿠첸의 초고압 밥솥 온도를 뜻한다.
이처럼 식품 회사, 가전 회사가 '다른 시장'으로 여겨졌던 가전, 식품 부문까지 사업을 넓히는 과정에서 보이는 특징은 궁합이다. 가전, 식품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기보단 기존에 소비자가 많이 찼던 주력 제품과 잘 어울리는 상품 위주로 내놓는 식이다. 예컨대 풀무원은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있는 김치를 연결 고리로 김치냉장고를 팔아 두 제품 모두 매출 증대를 노릴 수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식품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한 요리를 완성해 주는 주방 가전을 선보였던 풀무원은 김치냉장고 출시로 가전 제품군을 생활 가전으로 확장했다"며 "앞으로도 더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가전 사업을 지속적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