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누군가 나의 대통령을 물어뜯으면 나도 기꺼이 물어버리겠다"고 작심 발언했다. 문 전 대통령 일가를 겨냥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 및 윤석열 정권에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탁 전 비서관은 8일 늦은 밤 페이스북에 이 같은 메시지와 함께 문 전 대통령 부부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문 전 대통령은 파안대소하고 있다. 옆에 있는 김정숙 여사는 부끄러운 듯 두 손으로 만면 미소를 가렸다. 행복한 분위기다. 탁 전 비서관은 "오랫동안 이 웃음을 지키고 싶다"고 썼다.
탁 전 비서관이 올린 사진은 이틀 전 자신의 생일 파티 때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6일 탁 전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생일 파티 영상을 올렸는데, 문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롯해 함께 근무했던 청와대 직원들이 생일 케이크를 놓고 손뼉을 치며 축하 노래를 불렀다. 이날 탁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이) 비록 (노래 가사를 부르다) '사랑하는'에서 멈칫하셨지만, 저는 사랑합니다"라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탁 전 비서관의 생일 파티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가족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주지검은 9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개최되는 공판 전 증인신문을 통해 전 청와대 행정관 신모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신씨는 행정관 시절 문 전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를 맡았다. 문 전 대통령도 출석 통보를 받았지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의 결백을 의심치 않았다. 그는 "나의 대통령은 내가 그를 알고 난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게 '거짓말'을 하도록 만들지 않았다"면서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하는, 그런 바보가 되도록 만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 가족의 비위 행위가 없었던 만큼 수사기관 등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탁 전 비서관은 임기 내내 청와대를 지켰던 최측근답게 문 전 대통령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그는 "삶이 팍팍하고 형편이 여의치 않아 도리를 다하지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의리는 다르다. 형편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의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