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열흘 만에 가출한 베트남 아내, 공개수배 후 발견된 곳은…

입력
2024.09.09 12:00
지인 소개로 2년 교제한 30대 여성
노래 주점서 도우미로 일하다 적발
유튜브 채널 '투우부부' 사연 공개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 국내 입국 열흘 만에 가출한 뒤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다 적발됐다.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던 여성은 베트남으로 강제 추방 절차를 밟게 됐다.

한국·베트남 커플 일상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투우부부'가 지난 5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한국인 A씨는 2022년 9월 지인 소개로 베트남 여성 B(33)씨를 처음 만났다. 호감을 느낀 A씨는 2년여 기간 동안 6차례 이상 베트남을 방문하며 장거리 연애를 했다. A씨는 B씨가 사는 베트남 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족들도 만나는 등 진지한 관계를 이어갔다.

시간이 지난 뒤 A씨는 B씨와 결혼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양가 부모님들의 교류도 이뤄졌다. 결혼식을 올리진 않았지만 웨딩촬영과 혼인신고를 마친 A씨와 B씨는 부부가 됐다. 결혼을 계기로 가족끼리 여행도 다녀온 만큼 A씨는 B씨와의 결혼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B씨는 동거 열흘 만인 지난 6월 3일 말도 없이 집을 떠났다. A씨와 함께 살기 위해 한국에 입국한 지 열흘 만이었다. B씨는 남편에게 편지를 남겼다. 편지에는 '가능하다면 2주 동안 나가있고 싶다. 네가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쓰여있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B씨는 2주가 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연락도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아내의 이름과 사진이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공개하고 몸에 문신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리며 제보를 요청했다. 그는 "경찰에 가출 신고했고, 사기죄로 고소 중이고 혼인 무효 소송도 진행 중"이라며 "찾으면 감옥에 넣고 싶다. 많은 제보 부탁드린다"고 사실상 온라인 공개 수배를 했다.

A씨의 사연은 지난달 '베트남판 화차'로 불리며 온라인에서 주목받았다. '화차'는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결혼한 여성이 돌연 사라진 이야기를 다룬 영화의 제목이다. A씨 사연이 화제가 되자 '투우부부' 채널에 제보가 들어왔다. B씨가 울산에 있는 한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제보자가 알려준 주소로 찾아갔고, B씨가 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A씨가 경찰에 신고해 B씨는 현장에서 검거됐다. 현장 검거 영상을 보면 경찰관이 여권 등 신분증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지만 B씨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했다. A씨가 가출한 이유를 묻자 B씨는 "집에 빚이 있어서 갚아야 한다"고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 당시 B씨는 저항하며 베트남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여성가족부의 '2023년 베트남 국외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혼 등으로 한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돌아간 다문화가족 10명 중 3명은 한 달에 10만 원도 벌지 못하며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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