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유현조, 첫 우승이 '메이저 퀸'...신인상 굳히기

입력
2024.09.08 17:44
19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출신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3언더파로 첫 승
"1승 더 추가하고 싶어...큰 목표는 신인상"
눈물 훔치며 "이제 아빠 시계 사드릴 수 있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출신 루키 유현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장식했다.

유현조는 8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파72·6,668야드)에서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성유진을 2타 차로 제치고 처음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억1,600만 원이다.

루키가 '메이저 퀸'에 등극한 건 2019년 이 대회 임희정 이후 5년 만이다. 또 프로 첫 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장식한 건 2013년 한국여자오픈 전인지 이후 11년 만이다.

유현조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한 뒤 프로로 전향했다. 올해 정규 투어에 데뷔해 신인 중 가장 꾸준한 성적을 냈다. 이 대회 우승 전까지 18개 대회에서 17차례 컷 통과를 했고, '톱10'에 4번 이름을 올렸다. 종전 최고 성적은 7월 롯데오픈 공동 4위였다.

신인상 포인트는 꾸준히 1위를 달렸는데,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310점을 쌓아 총 1,566점이 됐다. 2위 이동은(818점)과 격차가 크게 벌어져 올해 신인상을 예약했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유현조는 이날 출발이 좋지 않았다. 초반에 버디를 1개도 잡지 못하고 5, 6번 홀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1위를 뺏겼다. 전반 마지막 홀인 9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고 분위기를 반전시킨 유현조는 후반 첫 두 개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높였다.

13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다시 단독 1위로 올라섰고, 1타 앞선 17번 홀(파4)에선 약 18m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기를 굳혔다. 2위 성유진과 2타 차로 마지막 18번 홀(파5)에 임한 유현조는 파로 마무리해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유현조는 경기 후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전반에 쉽게 풀리지 않아서 사실 우승 생각을 안 했다"며 "그런데 후반에 연속 버디를 하면서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가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음 목표는 남은 대회에서 1승을 더하고, 가장 큰 목표는 신인상"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부모님과 포옹하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린 그는 "아버지에게 우승하면 시계를 사드린다 했는데, 이제 사줄 수 있게 됐다. 어머니는 당근보다 채찍을 주신 분이라 이렇게 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윤이나는 10언더파 278타로 단독 3위에 자리했고, 2주 연속 우승이자 시즌 4승을 노렸던 배소현은 김재희, 김수지와 함께 공동 4위(9언더파 279타)로 마쳤다. 나란히 시즌 3승을 기록 중인 박지영은 김효주 등과 공동 8위(6언더파 282타), 이예원은 공동 10위(5언더파 283타), 박현경은 공동 25위(1언더파 287타)에 자리했다. 박지영은 이 대회 상금 2,700만 원을 받아 시즌 첫 누적 상금 10억 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신한동해오픈 일본 히라타 우승...김민규 4위

한편 이날 인천 영종도 클럽72 오션코스(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메이저급 대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 원)에서는 일본의 히라타 겐세이가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이 대회 네 번째 일본 선수의 우승이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민규가 17언더파 271타로 가장 높은 단독 4위에 올랐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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