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장지윤씨는 지난 6일 피케팅(피가 튈 정도로 치열한 예매 전쟁) 끝에 올해 12월 열리는 일본 혼성 듀오 요아소비의 내한 콘서트 티켓을 구했다. 장씨는 “예매 시작시간에 맞춰 접속했으나 대기번호가 4,000번대여서 취소표를 겨우 구했다”고 했다. 1, 2차 콘서트 티켓은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다.
일본 대중음악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단독 콘서트, 페스티벌 출연 등을 포함해 내한 공연을 하는 일본 음악가는 매주 1팀 이상. 연말까지 단독 콘서트만 20개 이상이다. 정상급 스타부터 마니아 취향의 음악가까지 다양하다.
관객이 늘면서 공연장 규모도 커졌다. 12월 싱어송라이터 후지이 가제는 일본 가수로선 처음으로 약 2만 명 수용 가능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한다. X 재팬, 아무로 나미에, 라르캉시엘, 캇툰 등은 수용 인원 1만 명 규모의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했다.
공연 주기도 짧아졌다.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주제가 ‘아이돌’로 글로벌 스타가 된 요아소비는 지난해 12월 첫 내한공연, 올해 6월 위버스콘 페스티벌 공연에 이어 12월에 단독 콘서트를 한다. 1만2,000석 규모의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다.
2016년 관객 500명 앞에서 공연했던 일본 밴드 오피셜히게단디즘은 올해 12월 1만 명가량 수용 가능한 경기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5홀에서 공연한다. 이 공연 역시 예매 시작 직후 매진됐다.
일본 음악가가 주요 출연진인 'J팝 페스티벌'도 열린다. 11월 8~10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원더리벳’에는 일본 인기 걸그룹 AKB48, 여성 싱어송라이터 미레이, 록 밴드 사우시 독, 남성 싱어송라이터 유우리, 힙합 그룹 엠플로, 여성 그룹 아타라시이 각코 등 일본 음악가 20여 팀이 국내 팀들과 함께 축제를 펼친다.
한국 음악 시장에서 일본 음악 비중은 1% 안팎에 그치지만 최근 들어 10~30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장 중이다. CD 판매량 감소를 우려하며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저하던 일본 음악 업계가 적극적으로 음원 서비스에 나서며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쇼트폼 영상) 등을 통한 J팝 노출이 늘어난 덕이다.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에 따르면, 지난해 J팝 재생 수 증가율은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