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나흘 새 5000억↑... 벌써 8월 증가액의 절반

입력
2024.09.08 13:48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
주담대 만기 최대 30년 줄자
수요 신용대출로 '풍선효과'

주요 은행 개인 신용대출이 빠르게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막히자 신용대출이 느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5일 103조9,321억 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4영업일 동안 8월 한 달 신용대출 증가액(8,495억 원)의 절반을 웃도는 4,759억 원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주담대 증가액은 전월(8조9,115억 원)의 9.9% 수준으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까지 주담대 잔액은 569조5,451억 원, 증가액은 8,835억 원이다. 주담대 증가액이 미미한 탓에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도 8월(9조6,259억 원)의 12.7%인 1조2,249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잔액은 726조5,891억 원이다.

정부 규제 강화에 개별 은행의 가계대출 제한 정책까지 겹치면서 주담대 한도 자체가 이달 들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A은행이 연봉 1억 원인 35세 이상 대출자가 연 4.59%의 변동금리로 받을 수 있는 주담대 최대 한도를 계산한 결과,1 지난달 6억9,400만 원에서 이달 5억6,800만 원으로 1억2,600만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고객은 연간 원리금 상환금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2월부터 실제 금리보다 0.38%포인트 높은 금리로(1단계 스트레스 DSR), 이달부터는 실제보다 1.2%포인트 높은 금리로 한도를 계산(2단계 스트레스 DSR)한 결과다. 여기에 일부 은행(KB국민·신한·우리)이 주담대 최대 만기를 40년 또는 50년(34세 이하)에서 30년으로 줄인 것까지 적용하자 한도 축소폭이 더욱 커졌다.

일부 은행이 개인 신용대출도 틀어쥐기 시작하면서 규제 체감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줄인 데 이어, 9일부터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한다. 신한도 10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13일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1 A은행이 연봉 1억 원인 35세 이상 대출자가 연 4.59%의 변동금리로 받을 수 있는 주담대 최대 한도를 계산한 결과,
같은 원리로 연소득 7,000만 원인 대출자는 지난달 4억8,500만 원에서 3억9,800만 원으로 최대 대출 한도가 8,700만 원 줄고, 연소득 5,000만 원인 경우 3억4,700만 원에서 2억8,400만 원으로 6,300만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