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소 누그러졌지만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서울 강남권은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여전히 초강세다.
8일 한국부동산원의 9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21% 올라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둘째 주 올해 가장 높은 상승폭(0.32%)을 기록한 이후 3주 연속 상승폭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선호 지역·단지에 대한 국지적 상승 거래는 지속적으로 포착되나 대출 여건 관망,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매물 소진 속도가 느려지며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서울에선 성동구가 0.43% 올라 상승률 1위였다. 그 주변 지역인 광진구(0.32%)를 비롯해 마포(0.3%)·용산구(0.26%)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지역에선 서초(0.41%)·송파(0.31%)·강남구(0.3%)의 집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서울에선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서초·성동·송파구에 이어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지수도 2년 4개월 만에 전고점을 넘어섰다. 강남구 매매지수는 105.79로 2022년 5월 기록한 전고점(105.7)을 소폭 웃돌았다. 용산구(104.4) 역시 전고점(105.8·22년 6월)에 거의 다다른 상황(98.6%)이다.
강남, 서초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9월 5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서초구는 7월 신고가 비중이 34%로 25개구 가운데 가장 높았고, 8월에도 신고가 거래가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강남구의 신고가 비중은 6월 16%에서 7월 25%로 높아진 데 이어 8월에는 35%로 뛰어올랐다. 용산구는 신고가 비중이 7월 26%에서 8월 30%로 높아졌다. 이들 지역은 아파트 매매 계약 3건 중 1건이 신고가 거래였던 셈이다.
서초구에선 신축 아파트인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가 7월 55억 원에 거래돼 '국민평형' 기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강남구에서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가 지난달 4일 36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종로구(33%), 마포구(23%), 양천구(18%), 송파구(17%), 광진구(16%), 성동구(15%) 지역도 신고가 비중이 8월 서울 평균(12%)을 웃돌았다.
이달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지역 간 편차를 더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 아파트 시장은 하락폭(-0.02%)을 더 키우고 있다. 지방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로 원정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느는 등 서울 상급지의 '똘똘한 한 채' 쏠림은 더 강화되는 분위기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는 "지방은 약세라 시장에서 서울 쏠림은 더 강화될 것"이라며 "특히 자산가들은 대출 규제 영향도 크지 않아 서울 상급지 주요 아파트 강세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