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지구서 이스라엘군 총격에 미국인 사망... 백악관 "이 정부에 조사 요청"

입력
2024.09.07 11:20
26세 튀르키예 출신 미국 국적 여성 
이스라엘 정착촌 반대 시위 도중 피살
이 "폭력 진압" 현지단체 "비폭력 시위"

미국인 여성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총격을 받아 사망한 가운데, 백악관이 이스라엘 정부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인 피살 사건과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정부에 연락해 자세한 정보 공유 및 사건 조사를 요청했다"며 "전 세계 어디에서든 미국 시민의 안전과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실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결론과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방침을 바꿀지 묻는 질문에 블링컨 장관은 답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서안 나블루스 인근 베이타 마을에서는 이날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 반대 시위에 참여했던 튀르키예 출신 미국인 아이셰누르 에즈 에이기(26)가 이스라엘군 총격에 머리를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에이기는 친(親)팔레스타인 활동 단체인 국제연대운동(ISM)에서 자원 봉사를 하고 있었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방위군은 사고 직후 성명을 통해 "군대가 폭력 선동자에게 총격을 가했고 외국인 1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ISM은 당시 시위가 평화적이었다고 맞서고 있어 양측 간 진실 공방으로 사태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