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레이너 영국 부총리가 최근 스페인의 유명 휴양지에 있는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춘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권으로부터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레이너 부총리는 "누구나 업무에서 벗어나는 시간(Down time)이 필요하고, 내 일에는 진지하게 임한다"고 반박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레이너 부총리는 최근 휴가차 이틀간 스페인 이비자섬을 방문했다. 그는 휴가 도중 한 나이트클럽을 찾았는데,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등 파티를 적극 즐겼다. 레이너 부총리가 춤추는 모습은 지난달 29일 한 인플루언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동영상으로 공개됐다. 영상 속 부총리는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클럽 디스크자키(DJ) 옆에서 흥에 취해 리듬을 타고 있었다.
레이너 부총리의 유흥을 두고 영국 정치권 일각에선 비판이 제기됐다. 보수당 소속 나딘 도리스 전 문화부 장관은 "국가가 하원보다 '하우스뮤직'을 선호하는 파티광과 함께 있다"며 "성숙해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경기 침체로 민생이 어려운 시기에 국가 지도자가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보인 것은 부적절했다는 취지였다.
레이너 부총리는 이날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나는 늘 의회에 있고, 해야 할 일을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이 여성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업무와 관련 없는 비판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그 사례로 그는 "(지난 7월 총선 승리 직후)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에 들어간 날, 나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선 엄청난 순간이었지만 (언론은) 내가 무엇을 입었는지에 대한 논평이 훨씬 더 많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취임한 레이너 부총리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노동당 부대표를 맡고 있다. 명문대를 졸업한 엘리트 코스가 아닌, 밑바닥에서부터 정치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10대 때 미혼모로서 자녀를 출산하는 등 개인사도 평범하지 않다.
유럽에서 여성 고위 정치인의 사생활이 구설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는 핀란드의 30대 여성 산나 마린 총리가 친구들과 새벽까지 나이트클럽에서 춤추고 놀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마린 총리는 파티 때 마약 투약 의혹까지 받아 약물 검사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