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유명 오페라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길을 열고 나아가다'라는 주제로 36일간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4일 대구 북구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카메라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4일부터 11일 8일까지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6개 메인 오페라와 콘서트 시리즈 3개, 특별행사 2개 등 총 11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아 대구 오페라의 르네상스를 일으키겠다"며 "작품성과 대중성, 창의성을 살린 작품들로 다채롭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작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오페라 '장미의 기사'로 막을 올린다. 바그너 이후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불리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희극이다. 이번 작품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공연되는 '전막(전체) 오페라'로 바그너와 슈트라우스 작품을 다수 지휘한 에반 알렉시스 크리스트가 지휘를 맡고, 세계적인 테너 출신 조란 토도로비치가 연출한다. 조란 토도르비치는 "오프닝 무대를 연출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독일어 작품을 한국 성악가들로만 이뤄진 팀으로 보여주는 것 자체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과 이탈리아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페라라 시립극장에서 제작한 비발디 오페라 '광란의 오를란도'도 한국에서 초연된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카운터테너와 콘트랄토 등 음역대의 성악가가 출연한다.
대구의 근대 역사를 담아낸 대구오페라하우스 창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도 관심을 모은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이원록)의 생애와 문학적 업적을 그려낸 작품인데,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카메라타 창작오페라 연구회'를 통해 구상해왔다. 국립오페라단은 베르디의 역작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무대에 올린다. 오페라 전문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의 지휘와 함께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은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라 트라비아타'를 선보인다. 최철 광주시립오페라단 단장은 "오페라를 매개로 '달빛동맹'을 맺고 있는 대구와 광주의 교류를 촉진하고, 이번 공연을 통해 보이지 않는 벽이 무너지는 데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폐막 콘서트에서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국립오페라극장이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으로 선보이는 '푸치니 오페라 갈라'가 공연된다.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성악가와 디오오케스트라, 대구오페라콰이어가 협연할 예정이다.
이 밖에 오페라축제를 미리 만날 수 있는 '프린지 콘서트'와 오페라 콘체르탄테(협주교향곡) '라 보엠&마술피리', '오페라 갈라콘서트 50스타즈Ⅳ' 등 다양한 콘서트도 진행된다. 클래식 전문 평론사의 해설을 들으며 즐길 수 있는 '프리마 델라 프리마'와 이달 3일 개관한 대구간송미술관에서는 설립자 전형필과 이육사의 이야기를 다룬 '간송미술관 토크 콘서트'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