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을 받던 코인예치업체 대표가 법정에서 피습당한 사건을 두고, 법원 행정사무를 관장하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우려했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각급 법원의 지혜를 모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천 처장은 4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법정에서의 피습 사건과 관련하여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천 처장은 "법정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면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면서 "법정은 국가의 사법권과 국민의 재판청구권이 직접적으로 실현되는 장소로 어떤 곳보다 안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50대 남성 강모씨는 서울남부지법 내 형사법정 방청석에 앉아 있다가 피고인석에서 재판을 받던 하루인베스트 대표 이모씨에게 흉기를 들고 달려들었다. 이씨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투자자 1만6,000여 명으로부터 약 1조4,000억 원의 코인을 받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하루인베스트 입출금 중단 사태 피해자로 총 80억 원을 손해 봤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법원을 향한 여러 위협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반면 각급 법원은 보안 관련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법원행정처는 물론 사법부 구성원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고법 단위로 업무 유관자 회의를 통해 △법원행정처에 요청할 사항 △각급 법원에서 즉시 시행 가능한 대책을 법원행정처에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법원행정처는 이를 통해 최종 대책을 마련한 후 각급 법원에 공유할 계획이다. 천 처장은 "법정 보안 강화를 위한 법원행정처와 각급 법원의 노력에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