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코인업체 대표 습격한 50대 "80억 손해 봐서 찔렀다"

입력
2024.09.0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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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미수·법정소동 혐의 구속송치

1조 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던 코인예치업체 대표를 법정에서 흉기로 찌른 남성이 "80억 원의 손해 때문에 원한을 품었다"고 범죄 동기를 밝혔다.

4일 서울 양천경찰서는 살인미수, 법정소동 등 혐의로 50대 남성 강모씨를 서울남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강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방청하던 도중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하루인베스트 대표 이모씨에게 달려들어 흉기로 찌른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오른쪽 목을 찔린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지난해 6월 하루인베스트 출금 중단 사태의 피해자라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 사태 탓에 현재 시세 기준 약 80억 원의 손해를 봐 원한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집에서 쓰던 20cm 길이의 과도를 가방에 넣어 법정에 반입했고, 휴대폰에 보관된 사진 등을 미리 삭제하는 등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던 경찰은 형법상 법정소동 혐의를 추가해 송치했다. 재판이나 국회의 심의를 방해 혹은 위협할 목적으로 법정, 국회 회의장, 그 부근에서 소동한 사람은 최대 3년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

경찰은 강씨가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 흉기를 가지고 금속 탐지 기능이 있는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경위도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은 당시 보안관리대 근무자와 서울남부지법 측에 서면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흉기에 피습당한 이씨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투자자 1만6,000여 명으로부터 약 1조4,000억 원의 코인을 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그를 포함한 하루인베스트 경영진은 2월 구속 기소됐지만, 지난달 25일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