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여성들에게 상습적으로 외모 비하와 욕설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됐던 예비 교도관이 현재는 소방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괴롭힘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자 임용이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일면식 없는 여성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이 처먹고 SNS 하지 마라", "내 눈 썩겠다", "XX 와꾸(얼굴) 처참하다" 등 외모 비하가 담긴 악성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달 일부 피해자들이 이 사실을 온라인 커뮤니티와 JTBC '사건반장' 등을 통해 알린 후 피해자가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 놀라운 건 A씨가 올해 9급 공무원 교정직 공개 채용에 합격한 '예비 교도관'이었다는 점이다. A씨는 지난 6월 본인 SNS에 합격 증명서와 함께 제복을 입은 사진을 올리며 "앞으로 겸손하고 정직한 교도관이 되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는 폭언 이유를 묻는 피해자에게 "SNS에서 난동 부리고 다니는 게 재밌다. 교도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국민을 괴롭히는 게, 그 일탈이 너무 짜릿하다"고 답했다. 이후 비난이 쏟아지자 A씨는 자신의 SNS에 "사실 전 여자친구 관련된 일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여성분들께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하고 다니게 되었다"는 해명을 내놨다.
국민을 괴롭히는 게 즐겁다는 A씨의 발언에 '교정직 공무원에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이에 법무부는 "채용 후보자의 품위 손상이 가볍지 않아 보이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정 공무원의 직업 특성 등을 고려해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A씨는 교정직 채용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A씨는 최근 소방직 공무원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 SNS에 "교정직 합격을 만들어준 곳. 소방도 잘 부탁한다"며 스터디 카페 사진을 올렸다. 소방공무원 시험 교재 사진들을 올리고 "소방 시험에만 집중하자"고 적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선 아무에게나 욕설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국민에게 봉사하고 품위를 지켜야 하는 공무원직을 계속 지원하는 데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소방 공무원임용령 제21조 5호에 따르면 채용후보자가 품위를 크게 손상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소방공무원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엔 임용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