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베네수엘라 야당 대선 후보 체포영장 규탄… 다양한 대응 고려"

입력
2024.09.04 08:40
"여러 파트너들과 함께 규탄… 상응 결과 있을 것"
"마두로, 선거 패배 인정 않고 민주 지도자 체포"

베네수엘라 수사 당국이 대통령 선거 부정 개표 의혹을 제기한 야권 대선 후보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미국 백악관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미국은 여러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베네수엘라 수사 당국이 야권 대선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를 겨냥해 부당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강제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곤살레스의 대선 승리를 거부하려는 것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어 "우리는 파트너들과의 조율을 통해 마두로와 그의 대리인들에게 그들이 베네수엘라에서 행한 일에 대한 결과가 있을 것임을 보여 주는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미국뿐 아니라 아르헨티나·코스타리카·과테말라·파라과이·페루·도미니카공화국·우루과이도 모두 이 부당한 체포영장을 규탄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니콜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 역시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마두로는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준비하기는커녕 민주 지도자를 체포하라고 명령했다"며 "우리는 부당한 체포영장을 규탄하는 국제 파트너들의 대열에 함께한다"고 적었다.

앞서 베네수엘라 검찰은 전날 음모·문서 위조·권력 찬탈 혐의 등 혐의로 곤살레스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곤살레스가 지금까지 세 차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는 게 현지 검찰의 입장이다.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마두로 대통령 전용기로 알려진 '다쏘 팰컨 900EX' 항공기 1대를 수출통제 위반 사유로 도미니카에서 압류한 뒤, 미국 플로리다주로 이전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외국 국가원수 전용기를 압수한 이례적인 조치였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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