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후보 올랐던 '특수통' 임관혁 서울고검장 사의

입력
2024.09.03 19:04
'STX그룹 비리' 등 특별수사 경험 풍부
문 정부 때 좌천돼 늦깎이 검사장 승진

임관혁(58·사법연수원 26기) 서울고검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임 고검장은 이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했다. 충남 논산시 출신인 그는 대전 보문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7년 연수원 수료 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전지검 공주지청장, 서울중앙지검 특수 1·2부장, 부산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친 특별수사 전문가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던 2014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에 발탁돼 김진태 검찰총장 취임 후 첫 대기업 상대 수사였던 'STX그룹 비리' 사건을 맡아 강덕수 전 회장을 구속했다.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 입법로비 의혹사건 수사 당시엔 신계륜·김재윤·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 등 현역 의원을 상대로 수사하기도 했다. 이후 같은 검찰청 특수1부장으로 옮겨가 이명박 정부 자원비리 의혹 수사를 이끌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인 2019년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장을 지냈다.

2010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소속일 때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수사했다는 이력 때문에 지난 정권 시절 고검검사로 좌천됐다. 그러다 2022년 6월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뒤늦게 승진했고, 서울동부지검장으로서 '문재인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지난해 9월에 대전고검장을 거쳐 올해 5월에는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임 고검장은 지난달 발표된 이원석 총장의 후임 총장 후보군 4명에도 포함됐다. 결국 사법연수원 동기인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총장 후보에 낙점됐고, 임 고검장은 심 후보자 청문회 당일인 이날 사의를 표하며 27년 검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강지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