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배춧값 좀 괜찮아졌나요?"... 마트 찾아 추석맞이 물가 점검

입력
2024.09.03 17:00
창동 하나로마트 깜짝 방문... "배춧값 괜찮나요?"
추석 민생안정대책 현장 추진 상황 직접 점검 나서
물가 철저 관리해 '대파 파동' 재현 막겠다 취지인 듯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아 추석 명절기간 농축수산물 가격 동향을 점검했다. 치솟는 물가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명절을 앞둔 민생을 챙겼다.

특히 윤 대통령은 올해 초 '대파 한 단 875원'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이번 마트 방문은 최근 발표한 민생안정대책과 더불어 다가오는 추석 '물가'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담은 행보로 읽힌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으로 "윤 대통령이 서울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점을 방문해 명절을 앞둔 시민들을 만나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난달 28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는지 점검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추석 명절 성수품 가격 관리를 위해 △사과·배 평시 대비 3배 이상 공급 등 20대 성수품 17만 톤 공급 △수입 과일 전 품목(10종) 할당관세 연말까지 연장 △700억 원 규모 정부 할인지원 바탕으로 주요 성수품 최대 60% 할인 등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1층 과일 판매대에서 명절 주요 성수품인 사과와 배의 가격을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장을 보던 고객들에게 "아직 사과와 배 가격이 높은데 명절에 정부 보유 비축 물량을 많이 풀어서 가격을 좀 내리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사과 10개를 직접 골라 담았다.

이후 채소 판매대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배추, 마늘 등 농작물의 작황과 가격 동향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동행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지금부터 김장철 전까지 배추 공급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배추 두 포기를 안고 가는 고객에게는 "배춧값이 좀 괜찮아졌나요?"라고 말을 건넸고, 농협 관계자에게는 농식품부와 농협 등이 준비한 민생선물세트의 판매 상황을 물었다.

윤 대통령은 수산물 코너, 한우 코너 등을 돌며 굴비, 계란, 한우 등 가격을 살펴본 뒤 나주 전통배 한 박스, 철원 오대쌀 한 포대, 토종닭, 송편, 인절미, 김을 구매했다. 이 중 송편과 인절미는 참모진과의 오찬에서 후식으로 나눠 먹었다.

윤 대통령이 찾은 하나로마트 창동점은 서울·경기 북부 하나로마트 매장 가운데 최대 규모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물가 동향을 점검했다. 당시 윤 대통령이 할인행사로 한 단에 '875원' 가격표가 붙은 대파를 보고 "이 가격이면 합리적인 것 같다"는 말을 했다가 4·10 총선을 앞두고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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