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온 세상이 데이식스(DAY6)다. 데뷔 10년 차에 국내 음원 차트 정상을 '올킬'하며 새 역사를 쓴 데이식스는 '좋은 음악은 언젠가 반드시 빛을 본다'라는 뚝심의 힘을 결과로 증명했다.
지난 2일 데이식스의 팬덤 마이데이의 상태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당일 오후 6시 발매된 데이식스의 미니 9집 '밴드 에이드'의 타이틀 곡 '녹아내려요'가 발매 한 시간 만인 오후 7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차트 멜론 '톱100' 차트 5위로 진입했기 때문이었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도 차트 진입의 벽을 뚫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로 공고한 '톱100' 차트의 벽을 단숨에 허물고 최상위권으로 직행한 데이식스의 기세에 팬들은 들뜬 모습으로 기쁨을 나눴다.
그로부터 두 시간 뒤인 오후 9시, '녹아내려요'는 데이식스 9년 음악 커리어에 새 역사를 쓰며 멜론 '톱100' 차트 정상을 꿰찼다. 데이식스가 데뷔 이후 멜론 '톱100' 1위에 등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팬들은 오랜 기다림 끝 일궈낸 성과에 벅찬 감격을 표했다.
놀라운 점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녹아내려요'는 같은 시간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정상을 올킬한데 이어 수록곡 전곡을 주요 음원 차트에 모두 진입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데뷔 이후 대형 기획사 출신 그룹이라는 후광 없이 바닥에서부터 커리어를 쌓으며 뚝심 있는 음악 활동을 이어온 데이식스가 10년 차에 맞이한 '커리어 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지만, 오랜 시간 국내 음악 시장에서 주류로 평가받지 못했던 밴드 음악이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데이식스 역시 멜론 '톱100'을 비롯한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한 직후 벅찬 기쁨을 드러냈다. 영케이와 성진은 SNS를 통해 "감사합니다"라는 소감을 전하며 감격했고, 원필은 늦은 저녁 팬 소통 플랫폼을 찾아 "믿기지가 않는다. 1위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들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 진심을 알아줘서 너무 고맙다"라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실시간 스트리밍 횟수를 반영하는 '톱100' 차트의 경우 1위 진입 만큼이나 순위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은 가운데, 데이식스는 3일 새벽 잠시 에스파의 '슈퍼노바'에 1위를 내줬으나 아침 차트에서 곧바로 다시 정상을 탈환하며 차트 굳히기에 돌입했다. 이후 데이식스는 폭발적인 스트리밍 횟수 상승 곡선을 그리며 굳건하게 1위를 지키는 중이다. 여기에 '웰컴 투 더 쇼'와 '해피' 역시 또 한 번 역주행 기류를 타며 멜론 '톱100' 차트 5위권 내에 세 곡이 포진(6일 오전 기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내로라하는 K팝 가수들을 제치고 일궈낸 압도적 성과 속 데이식스는 본지를 통해 재차 소감을 밝혔다. 멤버들은 "정말 오래 기다려 온 만큼 더욱 황홀했던 것 같다. 1위 소식을 듣고 저희가 걸어왔던 길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눈물이 흘렀다"라며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얻은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데이식스를 언제나 지지해 주는 마이데이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저희가 받은 행복 돌려드리고 싶고, 우리 마이데이는 특별히 더 기쁨으로 가득한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실 데이식스의 이번 성과는 이미 일찌감치 예견됐던 바다. 앞서 멤버들이 군 복무 중이던 '여백기' 당시 음원 차트 역주행에 성공한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이번 '커리어 하이'의 초석이었다.
역주행 속 유의미한 터닝 포인트를 맞은 데이식스는 올해 초 군백기를 마치고 돌아온 멤버들의 열일 행보에 힘입어 폭발적인 인기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발매한 미니 앨범 '포에버'의 타이틀 곡 '웰컴 투 더 쇼'는 차트 장기 집권 중인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와 함께 음원 흥행을 이끌었고, 멤버들은 각종 예능 및 콘텐츠, 시구 등 행사에 참여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견인했다.
팬덤의 유입 역시 가팔랐다. 역주행을 매개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데이식스는 멤버 각각의 매력을 기반으로 팬들을 유입시키며 여느 아이돌 그룹 못지 않게 팬덤을 확장했다. 이미 9년의 활동을 이어온 만큼 굳건한 코어 팬층에 새롭게 유입된 팬들까지 더해지며 데이식스의 화력은 날로 거세졌다. 이번 컴백으로 기록한 음원 성과 역시 일명 '대중픽'과 팬덤의 화력이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다.
뜨거운 인기 속 공연장의 규모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15년 1,0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첫 콘서트를 개최했던 데이식스는 지난 4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한 단독 콘서트 '웰컴 투 더 쇼'에서 사흘간 3만4,000명의 관객을 운집시키며 상승세를 입증했던 바다. 이 가운데 오는 20~22일 개최되는 세 번째 월드투어 '포에버 영' 첫 공연에서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입성하며 역대 최다 관객수인 4만 여 팬을 만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일반 예매 오픈 직후 전석 매진을 기록, 데이식스의 폭발적인 인기와 티켓 파워를 입증함과 동시에 '데이식스가 아직도 주제 파악을 하지 못했다'라는 팬들의 아쉬움 섞인 원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팬덤과 대중픽을 골고루 받으며 음원과 공연 시장서 모두 압도적 성과를 일궈내고 있는 데이식스는 오는 12월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 중 하나로 꼽히는 고척 스카이돔에 입성한다. 앞서 내한 공연을 펼쳤던 글로벌 밴드들을 제외하면, 국내 밴드가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 국내 음악 시장에서 그야말로 '적수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데이식스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행보다.
이처럼 데이식스의 9년 만 '커리어 하이'에는 여러가지 상황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으나, 그럼에도 데이식스 돌풍의 핵심은 역시 '음악'이다.
데뷔 앨범부터 멤버 전원이 작곡, 작사에 참여하며 음악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이들은 지난 9년 간 꾸준히 자신들의 이야기와 감성을 녹여낸 곡들을 선보이며 '데이식스 표 음악'만이 가진 색깔을 확고히 구축해왔다. 2017년에는 매달 멤버들이 작업에 참여한 신곡을 발표하고 매달 공연까지 개최하는 전무후무한 강행군이었던 '에브리데이식스' 프로젝트를 통해 지금까지도 음악 팬들에게 사랑받는 명곡들을 대거 탄생시켰다.
비단 사랑이나 청춘 등 특정 감성에 국한되지 않고 누구나 공감 가능한 이야기와 감성을 폭넓게 녹여낸 가사와 밴드 사운드 특유의 매력을 십분 살린 곡 전개는 데이식스 표 음악의 강점이다. 데뷔 초부터 '늙지 않는 음악'을 하자던 멤버들의 다짐처럼, 지난 9년 간 뚝심있게 자신들이 꿈꾸는 음악을 추구해 온 이들에겐 이제 국내 음악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멤버들의 여백기를 끝낸 전작 '포에버' 발매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포에버'는 이전 데이식스와 앞으로의 데이식스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앨범"이라고 설명했던 이들은 이번 앨범에 '데이식스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곡들을 담으며 '넥스트 스텝'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기존 데이식스의 색깔이 묻어나는 '녹아내려요'를 필두로 하되, 새로운 음악적 도전이 돋보이는 '괴물' '망겜' '카운터' 등을 곳곳에 배치한 새 앨범의 구성은 데이식스가 아직 보여주지 않은 '가능성'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앞으로 이들이 들려줄 음악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데이식스 멤버들은 본지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초심 잃지 않고 앞으로도 좋은 음악,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 드리겠다"라는 말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데이식스의 음악은 언젠가 된다'라는 자부심을 현실로 만들어 낸 이들이 걸어갈 길은 어떤 모습일지, 이제 온 세상이 이들의 걸음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