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3일 "농어촌과 농어민이 잘 사는 나라가 강한 선진국이 될 것"이라며 향후 aT가 추진해나갈 6대 중점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홍 사장은 4선 의원 출신으로, 의정활동 기간 내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선임됐다.
홍 사장은 이날 세종시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출에 올인하는 국가의 방향성에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국가인 네덜란드, 덴마크, 스위스 등은 농촌이 잘 사는데 한국은 현재 농사지을 인부가 없고, 있더라도 나이가 많고 병들어 있다"며 "대한민국이 먹고사는 자원을 생산하는 주체가 그들이라면 희망이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농촌소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향으로 홍 사장은 우선 ①기후변화 대응과 ②친환경 저탄소 농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농어민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기반 사업 확충, 재해보험 등 대책 마련을 위한 법률 제정에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홍 사장은 "농어민들이 게을러서 기후변화가 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사회와 국가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③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④농산물 장기 보관 체계 마련도 중점 추진 방향으로 꼽았다. 5~6단계에 이르는 유통구조를 2~3단계로 구조조정해 중간에서 폭리를 취하지 못하게 해야 생산자가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권역별 직거래 장터 활성화도 방안으로 제시했다. 폭염 등으로 가격이 치솟은 배추와 관련해서는 강원 고랭지에 저장·비축기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⑤식량작물 생산체계 다양화와 ⑥스마트팜 농산업 활성화도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홍 사장은 "식량작물 생산을 쌀 중심에서 밀, 콩, 옥수수, 보리 등으로 다양화해 자급률을 높이고 식량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며 "스마트팜을 활용할 경우 기후나 계절과 관계없이 균일한 품질, 공급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