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역사교과서 편향성 논란을 매개로 연일 친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교육부 검정 역사교과서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를 미화하고, 일본 위안부 문제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자, 이에 고리로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사관에까지 전선을 확대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라이트 논란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검정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논란의 교과서를 '뉴라이트 교과서'로 지칭하며 △이 전 대통령의 '장기독재'를 '장기집권'으로 기술한 점 △유신체제의 목적이 '평화통일 뒷받침'에 있다고 미화한 점 △여순 사건의 책임을 민간인에게 돌린 점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교과서를 출판한 한국학력평가원에도 화살을 날렸다. 검정 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름은 공공기관을 연상시키지만, 실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설 입시교재 출판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집필자 중 한 명이 검정 신청 전에 교육부 청년보좌역으로 임명된 사실도 드러났다"고도 꼬집었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 친 것이고 범죄"라고 비판했고,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제2의 역사교과서 파동이 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교과서) 검정을 즉시 취소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일본군) '위안부'를 축소하고 독재를 장기 집권으로 미화하고 친일파를 옹호하는 괴이한 역사 교과서가 은근슬쩍 검정을 통과했다"며 "(이는) 분명한 역사쿠데타 시도"라고 지적했다.
야권은 오는 10월 일선 학교에서 교과서를 채택하기 전까지 역사교과서 대치 전선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5일 전문가들을 초청한 긴급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재학생, 동문, 학부모들을 만나는 여론전과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 토론회, 교육부를 상대로 한 국회 현안질의까지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