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분리불안? 강아지 고립장애? 혼자 있지 못하는 우리 강아지, 어떻게 교육시키죠?

입력
2024.09.04 09:00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과학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을 전파하며, 놀로(knollo)에서 반려동물 교육 전문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KPA KOREA TEAM으로 활동하는 김민희 트레이너입니다.

오늘 사연은 성견인 유월이에게 갑작스레 나타난 분리불안 증세네요! 분리불안은 많은 반려인들의 걱정거리이고, 일반적으로 보호자를 찾으려는 하울링, 스트레스로 인한 짖음, 파괴 행동, 탈출 행동, 대소변 실수, 높은 곳에 자꾸 올라감, 음식이나 물을 먹지 않음, 대소변을 과도하게 참음, 두려움으로 인한 굳는 행동, 침 흘림, 몸의 떨림, 보호자의 외출 준비에 대한 과도한 불안 반응 등을 동반합니다. 특히 짖음이나 하울링의 경우, 반려인과 반려견의 스트레스에 더해 주변 이웃에 의한 민원으로 크나큰 어려움을 동반합니다. 오늘은 분리불안의 정의와 원인, 현재 상황에 맞는 해결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분리불안과 고립불안의 정의

분리불안과 고립불안이 다른 정서적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 설명처럼, 분리불안이라는 큰 틀안에서 특정 상황이나 불안의 정도에 따라 고립불안/장애로 구분되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너무 많은 훈련사들이 분리불안, 고립불안, 고립장애에 대해 충분한 이해나 고려를 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장애’라는 단어의 사용으로 보호자의 불안감 증폭을 위해 쓰기도 합니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반려견이 혼자 남겨졌을 때의 영상과 함께 인증된 행동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행동수정 계획을 세워나가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분리불안 증상의 원인

사연의 주인공인 유월이의 경우 7살까지 큰 분리불안 증세가 없었다고 하셨는데요. '이상 행동의 시작 시기가 최근 보호자가 2박 3일 여행을 다녀온 뒤인 점', 그리고 '주보호자가 나가도 다른 가족이 있으면 덜 불안해하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갑자기 보호자가 사라졌던 것에 대한 일시적인 충격으로 인해 나타난 고립불안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고립불안은 언제든 고립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보호자의 여행 기간에 밥을 먹지 않을 정도로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아, 혼자 남겨진 것 이상의 충격을 주는 큰 사건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안전문을 입으로 무는 행동이 신체적 손상까지 우려되는 경우 즉시 행동 진료 수의사와의 행동 진료를 권장합니다.

희망적인 부분이라면, 선천적 혹은 어린 나이에 생겨난 분리불안이 아니라 보호자의 여행이라는 일시적인 사건으로 생겨난 행동인 만큼 고립불안 행동이 오래 고착화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아래의 네 가지 관리 방법으로 유월이를 돌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환경 관리

환경 관리는 반려견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반려견이 더 편안할 상황을 조성하고 예상되는 문제를 완화시킬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보호자의 외출 시 보호자가 입었던 실내복을 유월이의 휴식처에 깔아주고 나가 후각적 안정감을 주고, 노래를 틀고 나가 소리가 적막해지지 않도록 해주세요. 안전문을 이동하여 현관 쪽에 접근을 막을 수 있도록 하거나, 집안에서 유월이의 생활 공간을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분리 행복 만들기

분리불안은 행동 문제를 동반한 감정 문제로 볼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보호자라는 귀중한 자원이 사라져도 그보다 더 좋아하는 귀중한 자원이 나오는 것으로 분리 불안이 아닌 분리 행복을 유도해 볼 수 있습니다.

유월이가 평소 먹는 간식과 비교도 안 될 만큼 기호성이 월등히 좋은 간식을 준비하고, 음식을 빼먹을 수 있는 장난감을 외출 시마다 제공해 주세요. 간식을 빼먹는데 시간을 할애하며 '보호자 외출 시 엄청 즐거운 일이 일어난다!'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특별하게 좋아하는 타입의 장난도 좋습니다. 다만, 이 방법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함께 있는 시간에는 간식 급여와 장난감 놀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3. 보호자의 습관과 행동 점검하기

반려견의 분리불안을 강화 시키는 데는 많은 원인이 존재하지만, 그중 큰 부분이 보호자가 의도하지 않았던 행동들입니다. 외출 시 반려견에게 과한 인사를 하게 되면, 외출을 예고하는 역할을 해 불안감 조성하고 반려견의 흥분도는 상승하게 됩니다. 때문에 분리불안이 있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경우 외출 시 반려견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지 않도록 무던하게 외출하고, 귀가 후에도 5~10분은 반려견을 무시해 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4. 불안감보다는 피곤함으로!

불안 증세가 있는 반려견은 보호자의 외출 전 산책을 평소보다 좀 더 많이 제공하여, 혼자 남겨졌을 때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피곤함으로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반려견과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것도 문제가 될까?

사연자분은 반려견과 거의 매일을 함께 하고 계신데요.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반려견에게도 보호자에게도 높은 만족도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분리불안이 없는 반려견이라 할지라도, 짧은 시간부터 보호자와 분리되어 혼자 있는 연습을 꾸준히 진행해 주는 것이 분리불안의 대비를 위해 좋습니다.

또한 다양하고 새로운 자극이 많고 간식까지 듬뿍 먹을 수 있는 실외가 유월이에게는 더 즐거운 곳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도 여행지에서 24시간 즐겁게만 살 수 없듯,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안 생활과 실외 생활의 조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유월이의 분리불안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분리불안을 없애고자 무리하게 분리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 오히려 더 심각한 분리불안을 만들어내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사람에게도 좋지 않은 기억이 생긴다면 기억이 흐릿해질 만큼의 회복 시간이 필요하거나, 더 좋은 기억을 쌓아 안 좋은 기억을 잊게 하는 방법을 씁니다. 유월이에게도 집에 혼자 있는 것은 아무 일 아니라는 것이 다시 생각나도록, 조바심을 버리고 천천히 시간을 주어 보시죠!


김민희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