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 1년 앞당겨 착수

입력
2024.09.03 09:56
2021년 이후 약 3년 만 정기검사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적정대출에
보험사 M&A 과정도 들여다볼 듯

금융감독원이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1년 앞당겨 내달 초 착수한다.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 사건이 불거지며 그룹 전체에 대한 고강도 검사가 필요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재무건전성과 운영리스크 등 리스크 관리 전반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정기검사 실시를 통보했다. 통상 검사는 두 달가량 진행된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는 2021년 말 이후 약 3년 만으로, 검사 착수 시기가 예정보다 1년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기검사는 우리금융의 전반적인 내부통제를 점검하며 고강도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이 은행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에서도 다수 이뤄진 것으로 드러난 만큼 금감원은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미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우리은행 김해지점 직원의 180억 원대 횡령 등 우리금융은 대형 금융사고에서도 내부통제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통제 미비가 확인돼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추후 자회사 출자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경영진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은 최근 우리금융이 추진한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관련한 자본비율 적정성 등도 들여다본다. 인수·합병(M&A) 이후로도 자본비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가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재무상태와 경영관리상태를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에 금감원은 이 부분도 살펴볼 예정이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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