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척박한 얼음의 땅 그린란드 탐사(2011)

입력
2024.11.04 04:30
25면

편집자주

매일매일, 시시각각 한국일보 플랫폼은 경쟁매체보다 빠르고 깊은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54년 창간 이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거나 국민적 감동을 이끌어낸 수많은 특종이 발굴됐다. 지난 70년 다수의 특종과 사건 중 파장이 컸던 내용들을 연도별로 안배해 ‘70대 특종’을 골라내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개한다.

2011년 7월 19일(현지시간) 한국일보 탐험대가 마침내 그린란드 대설원을 건넜다.

북극과 가장 가까운 땅 그린란드, 그 극한의 설원에서 펼쳐진 목숨을 건 52일간의 탐험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홍성택 그린란드 북극권 종단 탐험대는 이날 오후 좌표 북위 77도 15분 17초, 서경 63도 24분 36초 지점까지 이동한 후 헬기를 이용해 그린란드 최북단 도시인 카낙(Qaanaaq)으로 향했다. 홍 대장을 비롯한 대원 3명과 남은 썰매 개 10마리가 헬기로 이송됐다.

탐험대가 본격 탐험을 시작한 건 5월 29일이었다. 북위 68도 52분 23초, 서경 49도 21분 33초 지점에서 개 썰매를 달리기 시작해 북극권(Arctic Circle) 최남단인 북위 66도 33분을 찍고 유턴한 뒤 그린란드 최북단을 향해 북상, 2,500㎞ 넘게 이어온 대장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한국인 최초로 그린란드의 광활한 설원에 도전했고 국내 최초로 극 지역 원주민의 전통 이동 방식인 개 썰매를 이용한 새로운 시도여서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탐험이었다. 또한 지구온난화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그린란드의 현장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52일간의 탐험은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히든 크레바스에 추락해 생사를 넘나들기도 했고,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녹아내린 설원의 얼음 늪에 개 썰매가 빠져 한참을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바닥 얼음 상태가 양호한 곳으로 고도를 올리면 썰매 개들이 산소가 부족해 맥을 못 추는 고소공포증세를 보이는 등 진퇴양난의 고행길이었다.

‘그린란드 북극권 종단’은 독자들에게 귀중한 사진 자료를 남겼다. 원주민들이 전통 방식으로 바다표범을 사냥한 뒤 해체하는 모습 등 조영호 기자의 사진 기사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제1회 유엔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위한 연합국제보도사진전에서는 금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한국 기자로는 유일했다.

한국일보의 그린란드 탐험은 제48회 한국보도사진전(최우수상), 제250회 이달의 기자상(사진보도부문) 등의 영예도 함께 얻었다.

※연재 일정상 70개 특종 가운데 50개를 선별 게재하기 때문에, 일부(예: <50>'공정사회 길을 묻다' 기획 시리즈·2010) 특종은 소개되지 않습니다. 독자님들의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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