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위해 주요 직위 임명"… 김용현, '충암파' 공세에 "군 분열 조장"

입력
2024.09.02 12:12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충암파’ 카르텔 인사 의혹 관련 질의가 쏟아졌다.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졸업한 서울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이 학교 출신 '충암파'가 군 요직을 틀어쥐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2일 국회 국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적한 ‘충암파 논란’에 대해 “이런 발언이 군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생각의 우려가 든다”고 반박했다. 충암파는 윤 대통령이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후보자를 임명한 가운데,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박종선 777사령관 등을 일컫는다. 충암고 출신이 군의 핵심 정보라인을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군 내 핵심 권력이 특정 고등학교 출신에 쏠린 데 따른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추 의원은 이날 ‘충암파’로 꼽히는 박 사령관 차남 발언을 입수해 충암파 실체를 강조했다. 추 의원은 “여 사령관 차남이 ‘경호처장(김 후보자의 직전 보직)이 우리 아빠 밀어준대, 윤석열(대통령) 임기 안에 우리 아빠 대장까지 달 것 같아. 결국은 육참(육군참모)총장 임명될 거야’ 이렇게 수차례 자랑을 하고 다닌다고 한다”며 “여인형 장군도 너무 빨리, 초고속 승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경호처장 시절 군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을 제시한 것이다. 앞서 박선원 민주당 의원도 “충암파가 용현파로 확대됐다”며 “계엄 준비를 위해서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을 주요 직위에 채워 넣은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충암고 밀어주기’ 의혹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추 의원 질의 직후 김 후보자가 “충암파, 충암파 하는 건 군의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어 참 마음이 아프다”며 “과거에도 장관과 방첩사령관이 같은 고등학교 동문인 적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진행을 하던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끼어들어 김 후보자를 감싸자,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거센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성 의원은 “충암고 장성이 4명”이라며 “틀릴 수 있지만 서울고 장성이 5명, 진주고가 5명, 순천고와 공주사대부고, 울산고 출신 장성도 각 4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추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성 의원을 향해 ”김 후보자의 대변인이자 변호인”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