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회담, 누가 득 봤나...이준석은 "한동훈" 김재원은 "이재명"

입력
2024.09.02 11:00
"가진 것 없는 한동훈을 이재명이 만나줘"
"이재명은 영수회담 요구할 근거 마련해"

11년 만의 여야 대표 회담이 사실상 '빈손 회담'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대표 간 정치적 득실엔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득을 봤다"고 진단한 반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훨씬 정치적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2일 이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국회에서 개최된 회담의 성격을 두고 "한 대표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회담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약간 내어주는 모양새로 했다"고 봤다. 이 대표에 비해 당내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한 대표가 대등한 모양새를 갖춘 것 자체가 성과라는 뜻이다. 이 의원이 "이 대표가 (한 대표를) 만나줄 이유가 없는데 만나줬다"고 언급한 이유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로서는 자신의 사법적인 문제를 털어내고, 여당 대표와 맞서면서 다음에는 윤석열 대통령께 '영수회담을 하자'라고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회담을 하기 싫어했다는) '페인트 모션(속이는 동작)'을 쓰지만 실질적인 목적은 달성하는, 정치적 실리를 많이 거두는 정당"이라고 부연했다.

쟁점 빠진 공동 발표문은 "15점 성적표"

1일 여야 대표는 회담 결과물로 8개 항목이 담긴 공동 발표문을 공개했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이나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등 쟁점은 빠진, 민생에 관한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시각이 많다. 이런 이유로 이 의원은 회담 성적을 "(100점 만점에) 15점"으로 매기며 "아무것도 결론 난 게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야권에서 본인의 위치가 확고한 이 대표와 달리 한 대표는 여권에서 어떤 결정권과 권한을 갖고 회담에 임했는지 물음표"라고 말했다.

여야도 실효성보단 회담을 개최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식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여야 대치가 강했기 때문에 첫 번째로 만나서 무슨 합의를 이루리라고 기대한 분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양당 대표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천준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2일 MBC 라디오에서 "양당 대표가 40분간 아무런 배석자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은 정치사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