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인공지능(AI)에서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미국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술 통제 정책을 통해 중국 AI 산업 발전을 막으려던 미국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미국의 노력은 오히려 중국이 자국 기술 발전에 매진하도록 하는 역효과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은 AI 기술에 대한 중국 정부·기업의 투자와 특허 규모를 근거로 나왔다. ITIF 조사 결과 중국은 2010년에서 2022년까지 약 11만5,000개의 특허를 출원, 이 중 3만5,000여 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2만7,000여 개의 특허를 출원한 미국이 얻은 특허는 1만2,000여 개로, 중국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의 게임체인저인 생성형 AI 특허 보유 순위에서도 중국은 미국을 압도했다. 지난해 기준 텐센트가 2,0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는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이 1~4위를 휩쓸었고 상위 20개 기업 중 13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각각 500개 안팎의 특허를 보유한 IBM과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5위와 8위에 그치는 등 상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미국 기업은 4곳뿐이었다.
보고서는 중국의 '지푸AI', '문샷AI', '미니맥스', '바이촨' 등을 AI 4대 신흥 강자로 꼽았다. 이 중 지푸AI가 개발한 챗GLM의 성능은 이미 미국 AI 기업의 일부 모델을 능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중국은 여전히 민간 분야에서의 AI 투자가 미국보다 적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아람코가 최근 지푸AI에 약 4억 달러(약 5,540억 원)를 투자하는 등 외국 기업의 중국 AI 산업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 차원의 막대한 투자도 AI 스타트업 기업의 급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호단 오마르 수석정책관은 "중국이 (기술) 복사기에 불과하다는 말은 잘못된 통념"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미국이 중국을 모방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