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십미(十味) 대표 음식, 콩나물·미나리

입력
2024.09.04 05:00

콩나물은 옛날 부성 사람들이 하루 세 차례씩 음식상에 올려 먹었던 반찬이다. 전북 전주 시내 전역에서 생산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사정골과 자만동(현재의 교동일대)의 녹두포 샘물로 기른 콩나물을 일품으로 꼽았다.

콩나물은 전주 비빔밥과 콩나물 해장국밥의 주 재료로 빠질 수 없는 음식 재료다. 콩나물 자체의 맛은 특별히 뛰어나지 않지만, 소금으로 간을 맞춰 끓이면 고숩기도 하고 부드러우면서 나긋나긋한 맛이 한층 감칠맛을 준다. 전주 사람들이 콩나물을 많이 먹는 것은 기후와 풍토 탓이라고도 한다. 입지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수질이 좋은 전주천이 시내를 휘돌아나가고, 지평선까지 뻗은 평야에서 품질 좋은 곡물이 생산된다. 그 중에서도 으뜸인 재료는 단연코 콩나물이다. 소리와 함께 전주의 자존심으로 꼽힌다. 어느 식당에 가도 주연은 항상 콩나물이라고 치켜세운다. 전주의 콩나물은 임실 지방의 쥐눈이콩을 깨끗한 물로 길러 아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전주에는 콩나물을 이용한 콩나물국밥, 콩국수, 콩나물을 이용한 전주비빔밥이 유명하다.

전주시 화산동 고개를 넘으면 물씬 미나리의 향취가 코를 찌른다. 이 일대는 유래가 깊은 미나리 방죽이다. 옛부터 전주 미나리는 유명하다. 줄기가 연하고 겨우내 물속에서 자라 그 맛이 또한 일품이다. 미나리는 특히 간장에 좋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으나, 약용보다는 그 맛이 독특해 밥 반찬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수질 정화작용을 가지고 있는 미나리는 수근채, 근, 야근채, 개미나리라 불리기도 하는 미나라과의 다년생초본아다. 전국 각지의 원야습지 연못가 또는 논둑 밑의 도랑가나 냇가 등지의 습지에 자생하며 , 논에서 흔히 재배도 한다. 높이는 30㎝ 안팎으로 털이 없고 밑에서 가지가 갈라져 옆으로 퍼진다. 원줄기에 능각이 있고 가을철에 포복지의 마디에서 뿌리가 내려 번식한다.

세종시대에 간행된 '향약집성방'에 나온 미나리의 약효를 보면 전주 미나리는 세종 전부터 재배해왔고, 궁중에 진상했을 정도로 맛과 품질, 규모면에서 전국에서 유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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