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1004몰' 천사처럼 날다

입력
2024.09.04 05:00

올해 5월 전남 신안군은 우체국 쇼핑몰에 '신안 1004몰 전용 브랜드관'을 개설했다. 지역 특산물 판매에 강점을 지닌 우체국 쇼핑몰에 명품관을 연 건 나름 의미가 크다. 온라인 마케팅 신규 판로 개척은 물론 농수특산물의 판매 활성화로 지역 경제 활력에 견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00여 개 섬으로 이뤄져 '천사(1,004) 섬'이라는 별칭을 가진 신안군은 지리적 특성상 품질이 우수하고, 청정한 농수산물을 생산하고도 상대적으로 홍보와 물류에서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 그만큼 중간 유통상이나 지역 농수협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신안군이 이런 불합리한 농수산물 유통 구조를 깨고 지역 농수특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2021년 7월 개설한 온라인 쇼핑몰이 '신안 1004몰'이다. 지역 농어가와 제조·가공 업체들이 중간 유통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도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직거래장을 만들어 준 것이다.

신안군은 온라인 판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판매 활성화를 위한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대부분 직거래 행사장엔 담당 부서 공무원들이 직접 방문해 판매자들을 격려하고 지역 특산물인 소금과 쌀을 기념품으로 만들어 판촉을 도왔다. 공무원들의 지원 사격은 농어민들에겐 천군만마와 같았다. 행사 참여 농어가나 업체 관계자들은 "공무원들의 현장 응원이 상품 판매에 대한 신뢰감을 줘 소득 증대로 이어졌다"고 칭찬했다. 실제 신안군이 2021년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한 신안 농수특산물은 30억여 원어치에 달한다.

'신안 1004몰'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개설 3년 만에 판매 품목이 390여 개로 늘었고, 회원 수도 3만1,000여 명에 달한다. 신안군은 "합리적 가격에 품질 좋은 상품을 내놓으니 판매 실적은 당연히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 같다"고 했다. 신안군의 행정 지원도 신안 1004몰이 우수 쇼핑몰로 자리잡는 데 일조했다. 신안군은 '신안 1004몰' 입점 업체에 택배용 포장재와 농특산물 직거래 택배비를 지원하고, 대형 박람회 부스 임차료나 직거래 행사 참가에 소요되는 교통비나 숙박비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도시 소비자들이 신안의 우수 농수특산물을 부담 없는 가격에 만나볼 수 있도록 생산자들이 직접 찾아가는 현장 판매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신안 1004몰'외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한 온라인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가 지원책들 역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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