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난임 여성의 시험관 시술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거는 등 여성의 생식권 문제에서 잇따라 '좌클릭'하자,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이 "거짓말에 속지 말라"며 반박에 나섰다. 실제 난임치료 경험이 있는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부인까지 트럼프의 공약이 표를 위한 눈속임이라고 비판했다.
30일(현지시간) 미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캠프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 지원 공약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전국적으로 IVF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거짓말을 믿지 말라"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는 미시간 유세에서 "IVF 시술 비용을 정부가 대거나 보험사가 지불하도록 의무화할 것"이란 공약을 내거는 한편, '임신 6주 후 임신중지(낙태) 금지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출산과 관련한 여성의 자유로운 결정을 뜻하는 재생산권을 지지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것이다.
해리스 캠프는 공화당이 앞서 정강 정책에서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누구도 생명이나 자유를 거부 당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이른바 '태아 인격권'을 확립해 효과적으로 IVF를 금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IVF 보호에 반대 투표를 한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발탁했다며 "트럼프는 반(反)IVF 운동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도 이날 해리스 캠프가 IVF를 주제로 연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는 여성들을 멍청하고 가스라이팅 당할 수 있는 존재로 본다"며 트럼프의 공약을 "교묘한 속임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월즈 주지사의 부인 그웬 월즈 여사도 트럼프 비판에 합류했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월즈 여사는 이날 버지니아주 유세에서 "트럼프는 낙태 뿐 아니라 IVF 시술에 대한 여성의 접근을 어렵게 한 인물"이라며 "공화당도 낙태와 IVF 시술을 위협하는 입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월즈 여사는 과거 7년 간 난임 치료를 거쳐 2001년 인공수정을 통해 첫째 딸 호프를 출산한 경험이 있다. 다만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수정하는 IVF가 아닌, 정자를 채취해 자궁에 주입하는 자궁내 정자주입(IUI) 방식의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