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가 시행된 후 고가 법인차 등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두색 번호판은 법인차 식별을 용이하게 만들어 개인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30일 자동차 정보 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바탕으로 집계한 1∼7월 법인차 신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8,000만 원 이상 차량의 등록 대수는 2만7,400대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7.7% 급감한 수치로, 감소 폭이 최근 5년 새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법인차 전체 등록 대수는 24만1,172대로 전년보다 4.2% 줄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고가 법인차의 등록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연두색 번호판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개정된 '자동차 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에 따라 올해 1월부터 공공·민간법인이 신규 등록하는 8,000만 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일부 사업자가 고급 스포츠카 등 차량을 법인 명의로 등록해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 개인 용도로 남용하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다. 8,000만 원은 통상 고급 차량으로 분류되는 중·대형 차종의 평균 가격대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스포츠카를 주로 만드는 포르쉐의 등록이 두드러지게 줄었다. 전년 대비 47% 감소한 2,219대가 등록됐다. 고급차의 대명사로 통하는 롤스로이스(89대)와 벤틀리(123대)도 각각 44.4%, 65% 감소했다. 기업 임원 차량으로 널리 쓰이는 제네시스 G90 모델과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 차량의 경우 전년보다 각각 45.6%, 63.9%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