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이 영화 티켓값과 관련해 비판에 나섰다. 15000원가량의 영화표 값이 비싸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티켓값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민식은 최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쓴소리를 했다. 이 프로그램을 찾은 그는 "지금 극장 값도 많이 올랐다. 좀 내려라. 갑자기 그렇게 확 올리시면 나라도 안 간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카이스트 경영학과 이병태 교수가 비판에 나섰다. 그는 "영화관 사업은 민간 기업으로, 권력 집단도 아닌데 가격 인하하라는 이야기가 무슨 소신 발언인가"라며 "시장 가격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면, 세상에 사업은 없고 경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팬데믹 중에 영화관들은 부도 위기에 직면했었는데 최민식 배우는 출연료를 자신들의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극장을 위해 기부라도 했었나"라고 목소리를 냈다.
반면 영화인연대는 "한국 영화산업과 생태계를 위해 영화 티켓값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내준 최민식 배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국은 지난 25일 기준, 극장 전체 관객 수는 8,540만 명으로 동 기간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56%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영화인연대는 그동안 여러 차례 극장이 팬데믹 이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세 차례에 걸쳐 큰 폭의 티켓값 인상을 한 것이 영화산업 침체 및 관객 수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티켓값에 대한 영화관의 입장은 어떨까. CGV 측 관계자는 본지에 "티켓값을 마지막에 인상했던 시점이 2022년이다. 2년 넘는 시간이 흐르며 물가, 인건비, 임대료 등이 오른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라"면서 "원로 배우께서 발언을 해주신 부분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이슈에 대한 협의가 잘 이뤄져 대중분들이 원하시는 방향과 잘 맞춰가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티켓값이 여러 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OTT 구독료에 비해 비싸다"는 대중의 의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CGV 측 관계자는 "OTT와 극장을 경쟁 체제로 봐 주시는 분들이 많다. 팬데믹 때는 영화를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OTT가 극장의 역할을) 대체했다면 지금은 동반자 관계라고 생각한다. OTT는 구독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시리즈물을 제작하고 공개하는 것이다. 영화관은 다른 사람과 함께 모여 몰입감 있게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차별점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김진각 교수는 영화표 값의 책정은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지에 "상업 영화를 만드는 민간 영화 제작 업체에 대한 정부의 공적 지원이 투자를 제외하고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티켓값 결정은 전체 영화 제작 편수, 영화 제작 배급사의 매출, 순이익 규모 등 영화 시장 전체 상황을 고려하여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위적으로 티켓값을 조정하려는 시도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티켓값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영화관 티켓값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크게 인상됐는데, 그것의 주요한 원인에 대한 분석이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불필요한 거품이 끼어 있다면 그것을 둘러싼 이유와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 예컨대 우리나라와 비슷한 규모의 영화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프랑스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주연급 배우의 출연료가 과도하진 않은지, 영화관 측의 시설 투자 등 운영상의 문제가 티켓값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는지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치열한 논의가 있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합리적인 영화관 티켓값 정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15000원가량의 티켓값에 대한 관객들의 쓴소리가 계속돼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표가 왜 이렇게 비싸냐" "팝콘까지 사면 지출이 너무 크다" "통신사 할인도 없으면 못 가겠다" 등의 불만 글들이 게재됐다. "영화 티켓값이 올라 야구 관중이 늘어난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많은 이들이 만족할 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한 대화가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