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5학년 남학생에게 모바일 메신저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사연이 이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데 이어 방송에까지 소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 여학생은 사건을 조사하는 교사에게 쓴 진술서에서 '선생님이 저를 도와달라'고 적었다.
27일 JTBC '사건반장'은 이 사건 피해 여학생 아버지 A씨의 제보를 소개했다. 방송 등에 따르면 A씨는 가해 학생과 딸의 관계에 대해 "태권도장에 잘 놀아주는 오빠가 있다고 사귀자고 한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런 카톡을 저희 아이에게 보내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남학생은 (우리 아이와) 같은 초등학교, 같은 태권도장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던 어느 날 딸의 휴대전화에서 '알몸 사진을 보내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남학생의 문자를 봤다. 문자엔 사진 요구 말고도 성관계를 암시하는 은어 등이 적혀 있었다.
문자를 발견한 A씨는 가해 학생과 딸이 함께 다니는 태권도장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16일엔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찾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남학생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방송에 학폭 담당 교사에게 제출한 딸의 진술서도 공개했다. 진술서엔 "오빠(가해 학생) 문자가 나쁜 말인지 잘 모르겠다. 오빠가 사귀자고 했는데 사귀기 싫었다. 오빠가 '사진을 보내주겠다'라고 해서 싫다고 했는데, 오빠가 사진을 보냈다가 지웠다. 저는 안 봤고 정말 싫었다"고 적었다. '필요한 도움' 항목에는 "선생님이 저한테 도움을 주세요"라고 썼다.
앞서 A씨의 아버지는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사건을 설명하면서 "진술서 쓰러 가기 전에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고 했었는데 진술서를 빽빽이 작성했다. 아이도 기억 속에 남아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다시 떠오르니 충격받은 듯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딸아이가 몇 년 만에 맨정신에 바지에 실수를 했다"고 썼다.
사건이 알려진 뒤 학교는 남학생에게 일주일간 등교 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남학생 측은 A씨에게 '죄송하다. 친구들이 하는 말이라 해도 되는 말인 줄 알고 단지 호기심과 장난으로 보냈다. 한 번만 용서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방송에 "그 아이(가해 남학생)가 또다시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게 제대로 된 처벌을 받고, 정신적인 상담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