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는 찰나? 野, 추석 전 '채 상병 특검' 재추진... 흐릿한 첫 정기국회

입력
2024.08.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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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추천' 띄운 韓 발 빼며 공전 
野 '더 세진 채상병특검법' 재추진
특검 안 되면 국정조사 카드 압박 
방송4법·노란봉투법·25만원법 등
尹 거부권 법안도 줄줄이 대치 예고
김용현·안창호 청문회 등 곳곳 지뢰밭

여야가 28일 본회의에서 뒤늦게 민생법안을 무더기로 처리했다. 하지만 '협치'는 오래가지 못할 분위기다. 9월 정기국회에선 채 상병 특별검사법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을 둘러싼 피할 수 없는 정면승부가 남아 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로 돌려보낸 방송4법과 노란봉투법, 25만원법 등 이른바 거부권 법안에 대한 재표결도 줄줄이 예고돼 있어 정기국회 시작과 동시에 정국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가장 큰 전장은 역시나 채 상병 특검법이다. 21대 국회에 이어 이번 국회까지 야권이 두 번이나 통과시킨 법안이지만, 윤 대통령 역시 두 번의 거부권 행사로 틀어막았을 정도로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는 법안이다. 야당 입장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3자 추천안으로 틈새를 만들어놓은 만큼,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배후'로 김건희 여사까지 수사대상으로 못 박은 더 세진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은 일단 다음 달 추석 명절 전에 야7당과 채 상병 특검법을 재추진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제안한 제보 조작 의혹도 수용하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답이 없거나 말을 바꾸고 있다. 9월 안에 재추진한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은 특검법이 또다시 무산될 경우, 국정조사 카드로 외압 의혹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조는 특검처럼 수사권은 없지만, 대국민 여론 조성에는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계산이다.

방송4법과 노란봉투법, 25만원 민생지원금 법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도 더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모두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로 여야는 다음 달 26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재표결에 부치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여당이 법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으면 다시 폐기 수순을 들어가고, 민주당은 곧장 법안 재발의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임명 때부터 '자질' 논란이 불거진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자(2일)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3일)의 인사청문회, 9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도 주요 현안을 두고 여야가 강하게 맞붙을 공산이 크다. 국회 관계자는 "22대 국회 개원 직후보다 여야가 더 세게 맞붙을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이민석 인턴 기자